헌법소원심판청구서


청구인   송  두  율

             독일 베를린시 호르텐지엔가 10

         대리인  법무법인  덕 수

             담당변호사 김형태, 이정희, 송호창, 윤영환

             서울 강남구 역삼동 814-5 흥국생명빌딩 7층(135-931) 

 

청 구 취 지


   국가보안법 제3조 제1항 “반국가단체를 구성하거나 이에 가입한 자는 다음의 구별에 따라 처벌한다” 중 제2호 “간부 기타 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자는 사형·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조항은 헌법에 위반된다.

   라는 결정을 구합니다.


당 해 사 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03고합1205  국가보안법위반

피고인   송  두  율


위헌이라고 해석되는 법률조항


국가보안법 제3조 제1항 “반국가단체를 구성하거나 이에 가입한 자는 다음의 구별에 따라 처벌한다” 중

   제2호 “간부 기타 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자는 사형·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청 구 이 유


1. 사건의 개요


  가. 청구인은 1973. 9. 조선노동당에 가입한 이후 1991. 5.경 간부인 정치국 후보위원에 선임되어 김일성 장례식에 참석하고, 수년 간 공작금을 지급받았으며, 북한의 대남통일전선사업의 일환으로 북한체제 찬양 및 주체사상 전파를 위한 저술활동을 전개함으로서, 정부를 참칭하고 국가를 변란할 목적으로 결성된 반국가단체인 북한공산집단의 지도조직인 조선노동당의 간부 기타 지도적 임무에 종사하여 국가보안법 제3조 제1항 제2호에 위반하였다는 혐의로, 2004. 3. 30.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항소하였습니다. 


2. 재판의 전제성


   1심 법원은 청구인에 대하여 국가보안법 제3조 제1항 제2호를 위반하였다는 기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7년을 선고하였습니다. 그러나 국가보안법 제3조 제1항 제2호는 헌법 제12조 제1항 신체의 자유와 죄형법정주의, 헌법 제11조 평등권, 헌법 제37조 제2항 과잉금지의 원칙 및 헌법 전문과 제4조 평화통일정책조항에 위배되는 위헌법률로서, 이를 근거로 청구인을 처벌하는 것은 헌법상 청구인에게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허용되지 아니합니다. 국가보안법 위 조항의 위헌 여부는 청구인이 기소된 사건에 관하여 재판의 전제가 됩니다.


3. 위헌이라고 해석되는 이유


  가. 헌법 제12조 제1항 신체의 자유 침해 및 죄형법정주의 위배


   (1) 신체의 자유와 죄형법정주의의 내용

    (가) 헌법 제12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구속·압수·수색 또는 심문을 받지 아니하며,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고 하는바, 이는 모든 국민에게 신체의 자유를 헌법상 권리로 보장하고, 신체의 자유는 법률로만 제한할 수 있다는 죄형법정주의를 헌법적 차원에서 규정한 것입니다.


   형법의 최고원리인 죄형법정주의는 국가형벌권의 확장과 자의적 행사로부터 시민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서, 관습형법금지의 원칙, 소급효금지의 원칙, 명확성의 원칙, 유추해석금지의 원칙, 적정성의 원칙을 그 내용으로 합니다. 


    (나) 명확성의 원칙은 죄형법정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것으로, 그 핵심은, 누구나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지을 수 있도록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는 데 있습니다. 형법 법규의 내용이 애매모호하거나 추상적이고 불명확하면 그 적용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되어 가벌성이 없거나 낮은 행위까지도 범죄유형에 포함되어 가혹하게 처벌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범죄의 성립여부가 법관의 자의적인 해석에 맡겨지고 국민의 인권이 크게 유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 헌법재판소는, 구성요건의 명확성은 그 법률을 적용하는 단계에서 건전한 일반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자에 의하여 일의적으로 파악될 수 있는 정도의 것을 의미한다고 하면서, 당해 법률이 제정된 목적과 다른 법률조항과의 연관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해석이 가능한지 여부에 따라, 또 각 구성요건의 특수성과 그러한 법적 규제의 원인이 된 여건이나 처벌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명확성의 요건을 갖추었는지의 여부를 가려야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헌법재판소 1998. 7. 16. 선고 97헌바23 결정 구형법 제314조 위헌소원사건).


   (2) “간부 기타 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자“규정의 명확성의 원칙 위반


    (가) 국가보안법 제3조 제1항 제2호는 “간부 기타 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자”를 처벌대상으로 합니다. 대법원은 이 조항에 대하여, 간부는 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자의 예시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면서, 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자란 반국가단체에서의 지위 여하를 막론하고 실제에 있어서 그 단체를 위하여 중요한 역할 또는 지도적 활동을 한 자를 말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간부 기타 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자”란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모호한 개념으로서, 죄형법정주의의 핵심적 원칙인 명확성의 원칙에 반합니다.


    (나) 우선, “간부”란 그 자체로 어느 범위까지를 포괄하는지 불명확한 개념입니다. 간부를 특정 단체에 관여한 그 외의 자와 구별하여 가중 처벌하려면, 간부가 해당 단체에서 어떠한 지위와 역할을 담당하는 자인지가 일반인의 상식상 개념화되고 일반 구성원과 용이하게 구분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그 단어 자체로는 불분명합니다.


   현행법상 유사한 사례를 보아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4조 제2항은 정부관리기업체의 일반 직원을 배제한 간부 직원만을 뇌물죄 등에 있어 공무원으로 보면서, 그 간부 직원의 범위는 같은 법 시행령 제3조에서 임원과 과장급 이상 직원으로 한정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곧, “간부”란 그 자체로는 범위를 한정하기 어려워, 추가적인 한정적 개념규정이 없이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구성요건으로서 기능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다) 다음으로, “기타 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자”는 그 범위를 일의적으로 확정하기가 더욱 어려운 추상적 개념입니다. 명확성의 원칙에 따라 한정적으로 규정되어야 할 형벌법규에 “기타”라는 수식어를 두어 구성요건이 크게 확대될 여지를 두는 것에서부터 죄형법정주의 원칙은 본질적으로 훼손됩니다. 


   더구나, “기타 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자”에 대한 대법원의 해석은 “그 단체를 위한 중요한 역할 또는 지도적 활동을 한 자”라는 것으로서, 그렇지 않아도 모호하고 광범위한 “지도적 임무 종사”라는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다시 “중요한 역할”, “지도적 활동”이라는 극히 불명확하고 동어반복에 불과한 지표에 의하여 판단하라는 것입니다.


   “기타 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자”라는 문언 자체의 함의와 대법원이 제시한 판단기준에 따른다고 하면, 건전한 일반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지닌 일반인으로서는, 단체에서 어떤 지위로 어떤 역할을 할 경우 제2호의 “간부 기타 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자” 또는 제3호의 “그 외의 자”에 해당하는지 판별하기가 매우 어렵고 예측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불명확한 기준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형벌을 부과할 경우, 피고인은 헌법 제12조의 죄형법정주의에 정면으로 위배하여 피고인에게 헌법상 보장된 기본적 권리인 신체의 자유를 제한받게 됩니다. 


    (라) 헌법재판소는, 97헌바23 사건 결정에서, 당해 법률이 제정된 목적과 다른 법률조항과의 연관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해석이 가능한지 여부에 따라, 또 각 구성요건의 특수성과 그러한 법적 규제의 원인이 된 여건이나 처벌의 정도 등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명확성의 요건을 갖추었는지의 여부를 가려야한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입장에서 국가보안법 제3조 제1항 제2호가 만들어지게 된 상황과 처벌의 필요성과 정도를 모두 고려하더라도,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구성죄와 형사법상 유사한 개념인 범죄단체구성죄를 처벌하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제4조 제1항이 단체가입자를 수괴, 간부, 그 외의 자로 나누어 규정하면서 “기타 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자”를 간부와 같이 처벌하도록 하고 있지 아니한 점, 수괴, 간부, 그 외의 자로만 나누어 규정하더라도 범죄단체구성원의 처벌에 별다른 공백이 발생하지 아니하는 점에 비추면, 국가보안법 제3조 제1항 제2호가 굳이 간부라는 개념에 더하여 “기타 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자”라고 규정하여 구성요건의 범위를 확대하고 처벌의 정도를 강화하여야 할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마) 명확성의 원칙 위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용어의 사용이 입법기술상 불가피한 것인가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며, 별다른 어려움 없이 구체화할 수 있는 경우에는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고 보아야 합니다(이재상, 형법총론, 박영사, 제23쪽).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은 당초 “기타의 방법으로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한 자”라고 규정되어 있었으나, 위 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1990. 4. 2. 선고 89헌가113 국가보안법 제7조에 대한 위헌심판사건에서 이 부분 규정은 사물의 변별능력을 제대로 갖춘 일반인의 이해와 판단으로서는 행위유형을 정형화할 해석의 합리적 기준을 찾기 어려운 개념으로서 구성요건의 내포와 외연이 미치는 한계를 가리기 어려운 광범성을 가진 것이라는 이유로 한정합헌 결정이 있은 이후, 1991. 5. 31.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한 자”로 개정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보면, “간부 기타 지도적 임무 종사”라고 극도로 추상화·일반화된 표현을 보다 한정적인 행위유형으로 정형화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아니합니다.  


   (3) 처벌범위의 광범위한 확대의 위험


    (가) 형벌법규가 명확하지 않아 다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을 때, 법관의 자의에 따른 형벌법규의 광범위한 확대적용이 일어날 수 있음은 각국의 형사사법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는 바와 같습니다. 더구나 여기에 국가권력의 정치적 목적이 더하여질 경우, 이는 곧 국민의 민주주의적 권리의 박탈 또는 정치적 반대자에 대하여 실정법을 남용한 물리적 압력으로 되어 민주주의의 기본질서를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나) 대법원은 조선노동당을 독자적인 반국가단체로 보아 그 가입시점에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이 되었다고 하는 한편, 지도적 임무에 종사하였다고 하려면 반드시 부하나 하부조직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하면서(대법원 1995. 7. 25. 선고 95도1148 판결), 중학교 및 고등기술학교 교장으로서 조선노동당에 가입한 경우(대법원 1961. 10. 5. 선고 4294형상356 판결), 조총련 동경도본부 메구로지부 총무부장으로서 조선노동당 당원으로 가입한 경우(대법원 1991. 3. 12. 선고 91도3 판결)와 같이, 평당원으로 있었던 경우까지도 지도적 임무에 종사하였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조선노동당 당 세포위원장으로 피선된 경우(대법원 1971. 8. 3. 선고 71노277 판결), 민주애국청년동맹 부락선전책인 경우(대법원 1951. 4. 10. 선고 4283형상115 판결)와 같이 전국적 규모 조직의 말단에서 일한 경우도 지도적 임무에 종사하였다고 하였습니다.


    (다) “간부 기타 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자”라는 규정은 이와 같이 평조직원에 머무르거나 전국 또는 휴전선 이북 지역 전체 단위로 구성된 조직의 말단에서 일하여 전체 조직의 최하부단위 구성원에 불과한 경우까지도 포괄하는 것으로 해석되어,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적용되어왔습니다. 이러한 확대해석의 결과, 법규의 수범자들인 국민들로서는 과연 어느 경우에 제2호의 “간부 기타 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자”에 해당하는지 또는 제3호의 “그 이외의 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별하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이는 위 제3조 제1항 제2호의 “간부 기타 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자”의 개념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불명확한 점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결과입니다. 

 

   (4) 1심 법원의 입장에 대하여


   1심 법원은 이에 대하여, 간부 기타 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자인지 여부는 국가의 존립,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의 확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이 있는지 여부와 해당 반국가단체의 조직형태 및 대상자의 조직 내에서의 위치, 중요도, 해당 업무, 역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해석하는 한 그 적용단계에서 그 개념이 애매모호하고 광범위하다고 볼 수 없으며, 반국가단체의 조직 형태, 직위, 명칭 등의 다양성, 가변성에 비추어 대상 법률조항에 사용된 각 용어를 더욱 구체화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므로 부득이하게 어느 정도 보편적이거나 일반적인 뜻을 지닌 용어를 사용한 것이므로 위 법조항이 명확성의 원칙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간부 기타 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자라는 개념은 대법원 판례에서 보듯이 오랜 기간 동안 전국적 조직의 말단 구성원까지 포괄하는 매우 광범위한 개념으로 해석적용되어왔는바, 이는 개념의 모호성과 광범성에서 나오는 현실적인 결과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간부 기타 지도적 임무 종사자라는 개념은,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의 존재와는 무관하게 확대될 수 있는 것입니다. 반국가단체의 조직의 다양성을 고려하더라도, 각 단체구성원들의 단체구성행위를 그것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명백한 위험을 미치는 것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고 그 조직의 상부에 위치한 일부만을 처벌대상으로 하는 입법이 불가능한 것이 아닌 이상, 간부 기타 지도적 임무종사자라는 광범위한 규정은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됩니다.


  나. 헌법 제11조 평등권 침해


   (1) 헌법상 평등의 원칙과 평등권


   헌법 제11조 제1항 1문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정합니다. 평등의 원칙은 법적용의 대상이 되는 모든 사람을 원칙적으로 평등하게 다루라는 것이고, 그 중심내용은 민주적 법질서의 내재적 이념이라 할 수 있는 자의의 금지입니다. 법 앞의 평등이란 법의 적용과 집행이 국민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이루어지고 법 자체가 평등한 내용으로 제정될 것을 요구합니다.


   평등권이라 함은 국가로부터 차별적 대우를 받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국가에 대하여 평등한 처우를 요구할 수 있는 개인의 주관적 공권으로서,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 자의적 법집행에 의하여 피해를 입은 개인은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 침해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2) 형벌법규의 자의적 집행과 평등권 침해


   앞서 살핀 명확성의 원칙은, 형벌법규의 내용이 추상적이고 불명확할 때에는 형벌법규의 해석에 대한 법관의 자의가 허용되는 결과가 초래되고 이는 국민으로 하여금 어떤 행위가 금지되고 그 행위에 대하여 어떤 형벌이 과하여지는가를 예측할 수 없게 하여 규범의 의사결정효력을 담보할 수 없게 한다는 인식에 기초하여, 자의적 집행의 폐해를 막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데 형벌법규가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어 다의적인 것이 될 경우 그 적용범위가 크게 넓어지고 사법기관의 자의적 집행이 생겨날 소지가 있습니다. 사법기관으로서는 법규의 문언대로 확대적용할지 또는 한정적으로 축소적용할지 재량의 여지를 부여받은 셈이어서, 사람에 따라 법규의 문언 그대로 적용하여 사소한 행위도 중하게 처벌하여 기본적 인권을 침해하거나 축소해석을 통하여 중한 행위도 사소하게 처벌할 수 있어, 자의적이고 편의적인 법적용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자의적 법집행은 형벌법규에 따라 형이 집행되는 자를 그렇지 않은 자에 비하여 차별함으로써 그에게 보장된 헌법상 평등권을 침해합니다.


   (3) 국가보안법 제3조 제1항 제2호의 자의적 집행 문제


   더구나 국가보안법은 삼엄한 남북대결상황에서 국가권력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제정되고, 오랜 기간 동안 법관의 자의에 따라 운용되는데 더하여 집권세력이 정권유지를 위하여 반대세력을 옥죄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사용하면서, 우리 현대사에서 그 자의적이고 편의적인 집행이 크게 문제되었던 법률입니다. 이미 헌법재판소도 제7조 제1항 찬양·고무죄에 대하여 그 자의적 집행의 여지를 지적한 바 있습니다.


   국가보안법 제3조 제1항 제2호도 역시 자의적으로 집행되었던바, 반국가단체로 규정된 여러 단체들의 최하부 구성원들까지도 이 규정의 확대해석에 의하여 일반 가입자가 아닌 간부 기타 지도적 임무 종사자로 가혹하게 처벌받아온 것은 앞서 본 대법원 판례와 같습니다.


   한편 근래에 남북관계가 대결에서 화해와 협력으로 바뀌어가면서, 정부당국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조선노동당의 중앙위원 등 최고위급 인사는 남북간의 교류협력과 통일을 위한 대화의 상대방으로 삼아 상호왕래할 뿐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하지 않고, 매년 천 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 탈북자들에 대하여는 그가 과거에 조선노동당 최고위급 인사로서 활동하였더라도 국가보안법에 의하여 처벌하지 아니하고 정착지원의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는 국가보안법 제3조 제1항을 정부당국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자의적으로 아예 적용하지 아니하는 것입니다. 국가보안법이 존속하는 한, 남북관계가 남북화해협력으로 나아갈수록, 국가보안법 제2조, 제3조는 정부당국의 정책적 판단에 따라 더욱 자의적으로 적용될 수 밖에 없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사법기관이 정부 당국의 필요에 따라 국가보안법 제3조 제1항의 적용 여부를 자의적으로 판단하여 조선노동당 고위급 인사들에 대하여도 위 조항을 적용하지 않는 가운데, 청구인은 그 자의적 판단에 따라 위 조항에 의하여 구속기소되었던바, 이는 청구인에게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을 침해한 것입니다.  


   (4) 1심 법원의 판단에 대하여


   이에 대하여 1심 법원은, 동일한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더라도 검사가 피의자들의 연령, 가정환경, 범행의 동기, 피의자가 자신의 행위를 깊이 반성하고 대한민국의 국법을 준수하겠다고 다짐하는지 여부 등 여러 가지 사항을 참작하여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검사의 재량권행사를 들어 기소되어 처벌받는 자의 평등권 위반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위 법원의 판단과는 달리, 같은 북한 또는 조선노동당의 구성원이더라도, 대한민국 정부와 교류의 상대방이 되는 북측 고위인사의 경우에는 검사가 아예 수사의 대상으로 삼지도 않고, 탈북자의 경우에도 국가보안법위반죄로 입건하지도 않습니다. 위 사람들과 비교하면, 국가보안법의 처벌대상은 검사의 재량권 행사에 의하여서가 아니라 정부 당국의 필요에 의하여 선별됩니다. 북한 주민 모두를 반국가단체구성범죄자로 보고 가혹하게 처벌하는 국가보안법 제3조 제1항을 그대로 적용하여서는 헌법에서 규정한 평화통일정책을 추구할 수 없기 때문에 정부의 필요에 따라 위와 같은 자의적 적용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5) 지나치게 가혹한 처벌로 인한 평등권 침해


   범죄에 대한 법정형이 그 죄질과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하여 전체 형벌체계상 현저히 균형을 잃고 당해 법규위반자가 다른 범죄자보다 과중하게 처벌될 경우 역시, 당해 법규위반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이 침해되었다 할 것입니다. 국가보안법 제3조 제1항 제2호가 “간부 기타 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자”를 모두 수괴와 같은 법정형인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법정최저형을 5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한 것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하여 처벌의 정도가 지나치게 가혹하여 그 법규적용자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입니다.  


  다. 헌법 제37조 제2항 과잉금지의 원칙 위반


   (1) 과잉금지의 원칙의 내용


   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하여 과잉금지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과잉금지의 원칙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함에 있어서 국가권력작용의 한계를 명시한 것으로서, 목적의 정당성·방법의 적정성·피해의 최소성·법익의 균형성 등을 의미하며, 그 어느 하나라도 저촉되면 위헌이라는 헌법상의 원칙입니다.


   범죄에 대한 법정형이 그 죄질과 이에 대한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하여 그러한 유형의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기능과 목적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일탈한 경우에는 입법재량권의 자의적 행사로서 헌법상의 비례의 원칙 및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됩니다. 


   (2) 목적의 정당성


   국가보안법은 그 태생부터 북한을 대한민국의 존립과 안전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반국가단체로 보고 제정되어 현재까지도 남북대결상황을 그 존립근거로 삼아 존속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 바, 국가보안법 제3조 제1항 제2호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법문상으로 명백한 바와 같이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활동을 중지시키고 북한을 붕괴시키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활동을 중지시키는 과정에서 엄청난 인명의 피해와 손실이 일어날 위험이 크고, 북한을 붕괴시키는 과정에서 민족의 분열과 갈등이 더욱 깊어질 가능성이 상당합니다.


   이는 평화통일정책을 채택한 헌법에 위반되고 북한을 민족의 단합과 통일번영을 위한 일방 당사자이자 대화의 상대로 보는 현단계 평화통일정책에 어긋나며, 현행 남북교류협력법의 취지에도 배치되는 것으로서, 그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3) 방법의 적정성


   국가보안법 제3조 제1항 제2호는 반국가단체의 간부 기타 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자를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는 반국가단체 구성원에게 사회로부터 영구히 또는 장기간 격리되는 형벌을 가함으로써 반국가단체의 활동을 중지시키고 단체 자체를 붕괴 소멸시킴으로써 대한민국의 존립과 안전을 유지하려는 것입니다. 대법원의 판례에 따르면, 조선노동당 뿐만 아니라 “북한공산집단” 자체가 반국가단체인바, 위 조항은 조선노동당 당원은 물론이고, 북한 주민 중 북한 사회의 유지 발전을 위하여 일정한 역할을 한 사람을 모두 반국가단체의 간부 기타 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자를 모두 처벌대상으로 합니다.


   그러나 현단계 평화통일정책은 대한민국 정부 당국이 북한과 대화의 통로를 마련하고 남북교류협력을 강화하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자는 것입니다. 북한 구성원 전부를 가혹한 형사처벌의 위협을 가하는 것이 이에 부합하지 않음은 분명한바, 국가보안법 제3조 제1항은 그 방법의 적정성도 갖추지 못하였습니다. 

  

   (4) 피해의 최소성


   국가보안법 제3조 제1항은 반국가단체인 “북한공산집단”의 구성원인 북한 주민 모두를 최소한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는바, 현실적으로 휴전선 이남부분에 국한된 대한민국의 사법·행정권이 북한 지역에도 실제로 미치는 때가 온다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존립을 위하여 북한 주민 전체를 징역형에 처한다는 것은 처벌되는 당사자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엄청난 피해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법문상 이러한 결과를 예정하는 국가보안법 제3조 제1항은 이 점에서도 각 나라와 민족, 집단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그 평화로운 공존을 희구하며 인간의 존엄성 존중을 최고의 가치로 앞세우는 현대 국제사회에서 용인될 수 없고, 피해의 최소성을 충족하지 못하였습니다.  


   (5) 법익의 균형성


    (가) 반국가단체구성죄의 행위유형과 처벌과의 균형성


  국가보안법 제3조 제1항의 반국가단체구성죄는 그 자체로는 국가의 존립·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행위를 하였거나 할 가능성이 있는 단체를 구성하는 것에 지나지 아니합니다. 이는 사실상 국가의 존립·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주는 행위의 실행의 착수에 이르지 아니한 예비·음모에 불과한 것을 별도의 실행행위로 구성한 것입니다.


   위 조항이 규정하는 반국가단체의 구성과 활동은 형법상 내란죄의 예비음모유형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본조는 이를 범죄의 실행행위인 양 취급하고 있는바,  구체적 행위로 나아가기 전의 단순한 예비 음모의 단계에 불과한 것을 실행행위가 있었던 것과 같이 취급하여 내란죄의 실행과 같이 처벌할 경우, 법익의 균형성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나) 하부구성원의 가벌성과 처벌의 균형성


   국가보안법 제3조 제1항 제2호는 “간부 기타 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정하여, 법관의 양형재량권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부조직이 없더라도 단체에 중요한 역할이기만 하면 된다고 하여 “간부 기타 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자”를 폭넓게 해석하는 대법원의 입장과 판례에 따르면, 조선노동당 일반 당원에 불과하였거나 말단에서 일한 사람이더라도 간부 기타 지도적 임무에 종사한 자가 되어 사형에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더구나 조선노동당은 물론이고 북한 자체를 반국가단체로 보는 대법원의 판례에 따라 이 조항을 문언 그대로 해석하면, 조선노동당의 최고책임자와 북한 정부수반을 제외한 그 2인자로부터 말단 당원과 일반 북한 주민까지가 모두 5년 이상의 징역에 무기징역과 사형까지도 가능한 광범위한 처벌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제3조 제1항 제1호가 수괴를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한 것에 비하여, 반국가단체 전체의 운영에서 보면 극히 일부의 역할을 한데 불과한 말단 당원과 일반 북한 주민까지 사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그 가벌성에 비하여 지나치게 무겁고 가혹한 형벌을 과하는 것이어서 법익의 균형성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6) 1심 법원의 판단에 대하여


   1심 법원은, 국가보안법 제1조 제2항이 위 법을 해석적용함에 있어서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 확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며, 이를 확대해석하거나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일이 있어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함으로써 법집행의 신중성을 제고하도록 하고 있으며, 일정한 정상참작사유가 있는 경우 각 사법절차에서 그에 상응하는 처분을 받을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제3조 제1항이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1조 제2항은 말 그대로 선언적 규정에 그쳤고, 국가보안법이 제한적으로 해석적용된 사례는 매우 드물었습니다. 또한 제3조 제1항이 반국가단체인 북한공산집단의 구성원을 최소한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하여 북한 주민 전체를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고 그 중 상당수를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 유기징역이라는 중형의 위험에 놓이게 하는 것 자체가 형벌권의 과잉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라. 헌법 전문 및 제4조 평화통일조항과 배치


   (1) 헌법상 평화통일원칙


   헌법 전문은 “대한민국은 ···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하고”라고 하고, 제4조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정하여 평화통일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이는 통일의 방법은 평화적이어야 하며, 통일을 위하여 인도와 동포애에 기초한 민족의 단결을 높여야 한다는 헌법 의지의 표명입니다.


   (2) 국가보안법 제3조 제1항의 평화통일원칙 위반


   그런데 국가보안법 제3조 제1항은 통일의 한 주체이며 동포애에 기초하여 민족단결로 나아가는 동반자인 북한 주민들에 대한 가혹한 처벌을 예정하고 있어, 평화통일조항과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국가보안법 제2조의 반국가단체의 대표적인 예는 현재까지 “북한공산집단”으로 상정되어왔고, 대법원은 그 주민도 반국가단체의 구성원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2002년 현재 북한 총인구 2,237만명(통일부, 2004 북한개요, 제14쪽) 중 범죄능력이 있는 성인은 모두 제3조 제1항의 처벌대상이 될 것입니다. 조선노동당에 가입하지 아니하더라도 생계유지를 위하여 협동농장을 운영하는 등으로 경제활동에 종사하거나 교육기관의 장 등으로 교육활동에 종사한 경우도 반국가단체의 유지를 위하여 지도적인 임무를 한 것으로 되어 제2호에 의하여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지며, 그 나머지는 모두 “그 이외의 자”로서 제3호에 의하여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지게 됩니다.


   범위를 좁혀 조선노동당을 별개의 반국가단체로 보더라도, 1980. 10. 조선노동당 제6차 대회시 노동당원 약 322만명, 당세포수 21만개에 달하며, 1994. 10. 10. 노동당 창건 49주년 기념보고대회에서 당세포수가 수십만개라고 한 것으로 보아, 1980년 이후 현재까지 당세가 상당히 확장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므로(2004 북한개요, 제49쪽), 현재 북한 주민 가운데 조선노동당 당원은 수백만명, 기초 당세포책임자만 하여도 수십만명에 이르는데, 국가보안법 제3조 제1항에 따르면, 북한 주민 중 지도적 임무 종사자에서 제외될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문입니다.

   대한민국은 헌법 전문과 제4조에 따라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여야 하는데, 북한 주민 전체를 가혹하게 처벌하는 이 규정은 헌법이 선언한 평화통일의 원칙과 헌법상 정책으로 채택된 평화통일정책에 역행하는 것입니다.

  마. 결론


   이와 같이 국가보안법 제3조 제2항 제1조는 죄형법정주의의 핵심 원칙인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여 헌법 제12조 제1항에 위배되고, 자의적 적용으로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의 원칙에 반하며, 그 행위유형에 비하여 가혹하고 과중한 형벌로 과잉금지의 원칙을 규정한 헌법 제37조 제2항에 위반되고, 헌법 전문과 제4조의 평화통일원칙에 위반되는 것이고, 이는 청구인에 대한 재판의 전제가 됩니다.


4. 심판청구에 이르게 된 경위


   청구인은 이상과 같은 이유로 헌법상 권리를 보장받기 위하여 이 사건 헌법소원청구에 이르게 되었으며, 청구인은 위헌제청신청기각결정을 2004. 3. 9.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송달받았습니다.



첨 부 서 류


             1. 위헌제청신청서                      1부

             1. 위헌제청기각결정문                  1부

             1. 판결문                              1부

             1. 위임장                              1부

             1. 담당변호사지정서                    1부




                                     2004.     4.     7. 


                                     위 청구인의 대리인

                                    법무법인   덕 수

                                          담당변호사    이    돈    명


                                              변호사    김    형    태


                                              변호사    진    선    미


                                              변호사    이    정    희


                                              변호사    송    호    창


                                              변호사    윤    영    환


                                              변호사    위    대    영






헌법재판소 귀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