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사 정치현실의 왜곡을 부른 조국분단을 끊고 통일을
위한 노력을 위해서는 송두율교수라는 인물에 대해 넓은 포용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군사독재정권에 이은 언론,정치권의 야합독재정권 등장을 막기위한
방법은 통일 밖에 없으며, 송두율교수에 대한 조국의 관용은 그 출발점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다니는 교회에 올렸던 글입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어 마음이 아픕니다.
송두율
송두율, 그의 이름을 알게 된 건 10년도 전의 일이다. 그의 책 <역사는 끝났는가>를 그 때 반쯤 읽었으나 그 내용은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얼마 전 KBS에서 방영한 그에 관한 다큐멘터리 <경계도시>를 보았다. 그리고 최근 그가 귀국하여 국가정보원과 검찰에서 조사 받는 내용에 관한 신문기사를 열심히 들여다 보았고, TV뉴스를 통해 조사에 지친 그의 초췌하고 피곤한 모습을 보았다.
그의 귀국 며칠 전 국정원은 검찰에 체포영장을 요청했다. 이번에도 무산되나 싶었으나 그는 모든 것을 무릅쓰고 들어왔다. 공항에서 뭐가 가장 보고 싶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그는 자신이 떠날 때는 한강에 다리가 한 개였다고 대답했다. 37년만에 고향땅을 밟은 것이다.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졌다. 그가 노동당에 가입했었다는 것, 북한으로부터 약간의 돈을 받았다는 것. 또 그가 정치국 후보위원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공방이 아직 치열하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국가권력 서열 23위가 해외에 30년도 넘게 체류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그게 자본주의든 공산주의든 봉건사회든 간에.)
한나라당과 조중동(조선·중앙·동아일보)은 신이 났다. 한총련은 피래미에 불과하고 제 발로 들어온 거물급(?) 간첩을 잡게 되었다는 것. 그들의 뇌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돈벌레가 우글거리고 힘줄(권력욕)이 탐욕스레 얽혀 있겠지. 그리고 그들의 심장은 분명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에서 펄떡거리고 있으리라.
작금의 사태를 지켜보며 부끄러움을 넘어 쪽 팔리다. 망명하고 싶다. 대한민국이 아닌 모든 곳에 갈 수 있는 자유시민이 되고 싶다.
냉정하게 얘기하자. 송두율은 친북 인사다. 그것은 그가 특별히 북한을 좋아하고 남한을 싫어해서가 아니다. 50년이 넘는 분단과 남한의 기나긴 군사독재정권이 낳은 어쩔 수 없는 결과이다. 그의 선택은 강요된 선택이며 필연이다. 어떻게 할 다른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살기 위하여. 37년동안 이도 저도 아닌 경계인으로 살기 위하여.
이제 그가 갈라진 남쪽의 품에 안기려 하는데 누가 그것을 가로막고 있는가. 이 땅의 정치인들은 이렇게 배포가 없는가. 이 땅의 소위 민주화 인사들과 지식인들은 왜 말이 없는가. 남한의 자본주의는 왜 이리 천박한가. 왜 그렇게도 자신의 체제에 자신감이 없는가. 그가 못 다 이룬 적화통일의 꿈을 이루기 위해 남한에 왔단 말인가. 이 나라 어른들은 젊은이에게도 외국인에게도 동포에게도 왜 이리 너그럽지 못한가.
예수가 그립다. 간음하여 사람들에게 끌려온 여인을 앞에 두고 막막한 심정이었을 그가 보고 싶다. 그 때 예수는 흙바닥 위에 무어라고 썼던가. 그 때 예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가. 지금 이 땅에 예수가 있다면 가만히 자리를 털고 일어나 무슨 말을 하였을까.
말, 살아 있는 말이 그립다. 사람들의 심장을 관통할 수 있는 총알같은 한마디 뜨거운 말이.
오늘밤 유난히 달이 둥글고 밝다. 그러나 나는 저 보름달을 두고 감상에 빠져서는 안 된다. 가자, 달이 비치지 않는 곳으로. 그림자가 없는 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