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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 서강대 이사장은 오늘 아침 10시 서울구치소에서 송두율 교수를 첫번째로 특별면회하면서 묵주와 책 두권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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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 오마이뉴스 김윤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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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우익인사로 널리 알려진
박홍 서강대 이사장이 오늘(6일) 오전 10시 서울구치소에서 송두율 뮌스터대 교수를 '특별면회'했다.
송두율 교수가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뒤 45일만에 이뤄진 첫 번째 특별면회였다. 부인 정정희씨(61)를 비롯 막내아들 송린(27)씨도 이날 특별면회에 동참하기를 고대했으나
결국 무산됐고, 박홍 이사장은 가톨릭 사제 자격으로 송 교수를 단독 면회했다.
박홍 이사장은 지난 철학자대회에서도 얘기했던 것처럼
"오랫동안 콩밥 먹을 사람인 것 같아 성직자로서 함께 기도할 수 있게 배려해달라"고 서울구치소장에게 전화로 부탁해 "오늘 특별면회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날 아침 10시 30분경 특별면회를 마친 박 이사장은 영하 4도의 기온에 서울구치소 근방 야외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송 교수를 첫 번째로 특별면회한 소감, 남북화해에 대한 소신 등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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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 저널리스트야? 너절리스트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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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 서강대 이사장의 언론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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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자는 6일 오전 10시경 송두율
교수를 특별면회하려는 박홍 이사장과 서울구치소에서 만났다. 기자와 대면하자마자 박 이사장은 대뜸 "자네, 저널리스트야? 너절리스트야?"라며
언론에 대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박 이사장은 "언론이 '한 건 해보자'는 식으로 보도하는 것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언론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너무 센세이셔널(sensational 선정적인)한 측면만 다루는
것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다. 가령, 언론이 노사문제를 다룰 때, 노동자가 부당한 요구를 하고, 자본가가 부당한 요구를 할 때, 언론은
양측의 문제점을 비판하면서 생산과 분배의 문제를 지적해야 하는데, 우리 언론의 현실은 한쪽 편만 든다. 이건 불난 집에 물을 끼얹는 게 아니라
펌프질을 해대는 것과 마찬가지다."
특히 박 이사장은 "그만큼 한국사회의 언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며
"미디어는 '벽 없는 교실'인데 거기서 가르치는 게 반미, 반정부, 친북, 반공 등 한쪽의 경향만을 다루는 것은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이건
북한의 <로동신문>도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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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주와
책 두권 선물로 전달
박 이사장은 이날 면회에서 "한참동안 얘기하다가 서로 성호를 긋고 기도했는데, 알고 보니 송 교수의
아버지와 어머니도 천주교 신자였다.
송 교수는 "'아버지로부터 받은 십자가를 형제 넷이 모두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며 "송
교수의 아버지는 종교의 진리를 강요하지 않아 본인은 세례를 받지 않았지만 신앙에 대한 진리를 중시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이사장은 또 송 교수의 건강문제와 관련해서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다.
"송두율씨의 건강상태는
밖에서 시달릴 때보다 안색은 더 허옇게 된 것 같다. 그러나 천식 등 앓고있는 병이 있어서 약을 먹는다고 했다. 내가 볼 때 송두율씨는 몸보다
마음이 더 복잡해 보였는데, '국가호텔'인 구치소에서 조용히 그간의 일을 정리하면서 미래를 어떻게 할지 생각해보라고 충고했다. 특히 송두율씨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남북이 화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길이 없는 지 함께 찾아 보자며 기도했다."
박 이사장은
"오늘 면회에서 송 교수에게 묵주와 책 두 권을 선물했다"며 "예수님이 오시기를 기다리는 대림절 기간에 모든 사람들이 은총을 입을 수 있도록
우리 마음에 주님을 모시자"고 얘기하면서 "4세기 때 온갖 모함을 당한 철학자 호에시우스의 책 <철학의 위안>과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를
뛰어넘는 대안을 찾아 나선 정의채 신부의 <존재의 근거>를 주고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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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 이사장은 인터뷰 중 시종일관 줄담배를 피워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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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 오마이뉴스 김윤상 | 송 교수를 만나고 온 박
이사장은 "평소 송두율씨를 잘 알지 못했고, 그저 '친북행위를 한 사람' 정도로 인식했는데, 직접 만나보니 솔직한 사람이었다"며 "언론에 알려진
것처럼 친북행위만 해 온 사람이라기보다는 남과 북 모두가 이질성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없을까 모색해온 사람이다, 언론이 너무 한쪽 면을
부각시켜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듯 그를 대해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박 이사장은 "송두율씨 사건을
지켜보면서 극우와 극좌 모두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상처 입은 조개가 진주가 되듯이 '송두율씨사건'을 계기로 남북이 모두 성급한 결론을
내기보다는 보다 성숙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남북한 모두 껌 씹듯 서로 씹지
말자"
그는 "송두율씨 문제가 정말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면서 "과거는 미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우리가 혹시 과거와
싸우면서 미래를 부수는 실수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아기를
목욕시키고 나서 물 버리다가 아기까지 버려서야 되겠는가? 현재는 식별과 투신의 배합이 필요한 때다. 용서 없는 정의는 폭군과 마찬가지다. 정의
없는 사랑도 결코 존재할 수 없다. 문화충돌의 시대에 우리는 진정 생명과 공동선, 사랑의 가치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폭력의
문화, 죽음의 문화는 지금 불필요하다. 나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얘기를 하고 있는데, 사람들은 그 시대마다 서로 다르게 내 말을 해석하고
있다. 나는 늘 강의실에서도 학생들에게 이 말을 강조해왔다."
박 이사장은 송두율 교수가 내세우는 상생의 철학에 대해
"껌 씹듯 서로 씹지 말고, 이제는 상생, 서로 함께 살 길을 찾자는 것 아니냐"며 "상식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생명을 거스르는 그 어떤
폭력도 이젠 답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정일 정권과 북한에 대해서도 그는 "북한사람들이 거기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겠느냐"며
"팔자가 그런 것 뿐"이라고 일축하고, "답방약속을 지키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남북이 상호신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북한관리를 만나면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며 "나는 <로동신문>을 매일 읽는 사람이다, 그런데 남한에
대한 선전선동이 지나치다, '우리식 사회주의'를 계속 주장하고 있지만 그건 현실성이 없다, 그리고 그런 선전이 남한사회에 이미 통하지도 않는다,
요새 남한 젊은이들은 그런 말에 말려들지 않는다, 서로 씹지만 말고 만나서 화해하고 합법적으로 얘기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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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구치소 의료시스템 개선돼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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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정정희씨, 송 교수 건강악화 걱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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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율 교수 부인 정정희씨와 막내아들 송린씨는 현재 송 교수의
건강상태가 극도로 나빠지고 있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부인 정씨는 "송 교수의 성격이 너무 겸손해서 아파도 남들 앞에서는 아프다는
소릴 잘 못하는 성격이라 11월 29일엔 평소 앓던 천식 때문에 병원에 가야하는데도 오후 5시까지 진료하러 올 수 있는 외래의를 만날 수 없어서
결국 그 밤에 호흡곤란 증세가 왔으나 그 이튿날이 되어서야 급히 스프레이약을 받는 등 응급조치를 할 수밖에 없었다"며 "구치소에서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적극 돕는 시스템이 돼 있지 않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특히 정씨는 "송 교수가 4년 전 재장 종양수술을 받은
바 있고, 한국에 와서 국정원과 검찰 조사를 받을 때 치질수술을 한 적이 있다"면서 "특히 대장 종양수술은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한데 내년
1월이면 이미 3년이 넘어 그것도 걱정"이라고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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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박
이사장은 "현재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불신을 극복하고 관대심을 갖는 것이지만 여기에는 북한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전한 뒤 "박홍과 송두율이
만나는 것을 일반사람들이 보기엔 이상하지만 내가 보기엔 전혀 이상할 게 없다"며 "나는 사람들이 하느님에게 잘못한 것을 용서받고 화해할 수
있도록 중개하는 소임을 맡은 신부다, 어찌 보면 인간은 모두 길 잃은 양인데, 신부가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서는 게 뭐 그리 이상한 일이냐?"고
마태복음 25장을 인용했다.
"'감옥 있을 때, 목마를 때, 그 사람에게 물 한 잔 주는 것이
바로 나에게 주는 것이다'라는 마태복음 25장의 말씀은 크리스찬 복음의 핵심이다. 형제가 어려움에 당했을 때 서로 도우라는 얘긴데, 우린 답을
찾는 자로서 이런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에겐 전쟁하고 서로 씹는 늑대 같은 근성이 있다, 또 참된 벗이 되려는 면도
있다. 또 하나, 봉사자로서의 특성도 가지고 있다. 이 세 가지 중 무엇이 중시되느냐에 따라 다르게 인간관계가 형성된다. 늑대근성이 사라지고
참된 벗과 봉사자의 근성이 많아져야 우리는 진정 남북간의 신뢰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박홍 이사장은 "송두율씨를
만난 뒤 진실로 이 사람은 참 순수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독일에서 출국할 때 미리 입북사실과 노동당 입당사실을 말했더라면 지금같이
꼬이지 않았겠지만, 그는 그런 생각을 해낼 만큼 약삭빠르지 않고, 어리숙한 사람이라서 한국사회에 대해 잘 모르고 오해받을만한 행동을 한 것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끝으로 "송두율씨는 감옥에서 학자로서 조용히 책을 읽으면서 주변을 정리하고 있다"며 "본인이
갖고 있던 여러 생각들도 함께 정리하고 성찰하는 순간을 맞고 있는 것 같다"고 전달했다. |
2003/12/06 오후 5:30 |
| ⓒ 2003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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