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교수 변호인들 "변호인 입회하 조서들도 문제있었다"
지난 27일 서울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김병운 부장판사)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송두율 교수에의 신문조서
가운데 변호인 입회 없이 작성된 조서는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대법원이 "검찰이 수사단계에서 구속 피의자에게
변호인 조력을 허용하지 않으면 재판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내린 판결이 처음으로 적용된 사례로써, 이후 검찰
조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법원은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한 조서(1∼20회)와, 변호인이
입회했으나 실질적 조력이 허용되지 않았던 조서(31∼36회)는
그대로 조서로 인정해 대법원 판결을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적용했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이번 결정으로 증거능력을 상실한 조서는 21∼30회 조서뿐이다.
"변호인 입회없이 작성된 검찰조서는 위법"이라며 증거능력 부동을
신청한 송 교수 변호인들은 "다른 부분의 증거능력도 인정하기
어렵다, 이후 항소하게 되면 이를 근거 중 하나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증거로 인정된 조서 중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한 1∼20회분에
대해서는 법률상 관련 규정이 없다. 그러나 "구속 피의자에게
변호인 접견을 인정했다면 불구속도 같은 권리를 가진다, 법에
명시적으로 권리 제한규정이 없으면 권리가 있는 것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학계의 통설이다.
31∼36회는 변호인이 입회한 상태에서 만들어진 조서. 그러나 대검
지침 때문에 변호인은 입회를 해도 조서작성 과정을 지켜보기만 할
뿐 아무런 조언도 할 수 없다. 조서를 다 쓰고 피의자가
서명날인을 끝낸 다음에야 내용을 검토할 수 없어 검찰 조사에
들러리가 되는 셈이다.
송 교수 변호인들은 "이번 재판부의 결정은 지난 대법원 판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만 (증거에서) 제외시킨 것"이라며 "조서
외 다른 유력 증거가 없어서 모든 조서를 증거에서 빼면 유무죄
판단이 곤란하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린 듯 하다"고 해석했다.
송 교수의 변호를 맡고 있는 송호창 변호사는 "조서 내용이 비슷해
10회분이 빠지더라도 재판에는 영향이 없을 것 같다"며 "(21∼30회
조서를 받을 당시) 검찰은 수사상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변호인
입회를 불허했으나 구체적으로 왜 방해가 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권박효원 기자 (10zzung@ohm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