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교수 저서 독후감 공모전
  제목    [민언련] 송두율 교수 관련 이념공세 보도 모니터 (2003.12.18.)
  글쓴이 현석 글쓴날 2004-02-04 14:02:21 조회 1584

*다소 늦었지만 빠진 자료를 올립니다.
송두율 교수관련 이념공세 보도 민언련 신문모니터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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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주제:송두율 교수 관련 이념공세 보도
○모니터대상:조선,중앙,한겨레,경향,동아
○모니터기간:2003.9.18∼2003.10.20


수구언론의 마녀사냥


37년만에 독일에서 귀국한 송두율교수가 '해방이래 최대의 거물간첩'으로 불리며 구속되어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해외 민주화인사이며 저명한 학자라는 일방의 주장과 친북인사이며 북한의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라는 또 다른 주장이 맞서오던 상황에서 사법처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를 영어의 몸으로 만든 근거인 '정치국 후보위원'이라는 혐의는 김일성주석의 장례식 서열23위로 김철수가 등재된 노동신문의 보도이외에 별다른 활동의 근거나 물증이 없는 상태일 뿐 아니라 당사자가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또한 아직 확정판결을 받지 않은 상태로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무죄상태이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국정원과 검찰, 한나라당의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기정사실하거나 추측보도를 남발하며 송교수를 후보위원으로 단정지었다. 또 송교수를 추방하는 것이 낫다고 주장하는 가하면 전향을 해야 선처가 가능하다는 등 처리방향까지 제시하며 준 사법기관의 역할을 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아울러 이들 언론은 '정부 내 북한 핵심세력 존재', '기획 입국', '정연주 사장의 간첩 연루 의혹' 등 증거도 없는 무분별한 정치공세를 그대로 받아쓰며 전방위적 색깔공세를 펼쳤다.

오래 전부터 진보진영에서 개폐를 요구해오던 국보법이 송교수 사건의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진보진영의 대응은 매우 수세적이었다. 송교수가 과거 노동당에 가입했으며 북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것, 후보위원급의 대접을 받았음을 인지했다는 사실 등이 조사과정에서 알려지게 됨으로써 시민사회단체의 충격이 컸던 것은 사실이다. 과거행적을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말이 바뀐 것처럼 보였던 송교수의 부적절한 행동이 어느정도 원인을 제공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일부 단체를 제외하고는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옭아매는 국가보안법에 대한 별다른 문제제기가 나오지 않고 있으며 보안법에 대해 진취적 입장을 보여왔던 언론조차 수구언론과 정치권에 눌려 제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것은 매우 아쉬운 점이다.


1. 국정원 발표이전까지의 보도 태도

송교수를 김철수로 단정, 기소 주장한 조선

이 기간동안 송교수의 '친북'을 강조하고 그에 대한 사법처리를 강하게 요구하고 나선 것은 조선일보이다. 조선은 송교수의 초청이 확실시 보도되던 9월 18일자 1면에 <'친북' 송두율 교수 22일 귀국추진 국정원 "입국땐 이적성 수사>라는 제목을 달아 '친북'을 강조했으며 같은 날 사설<'해외 인사' 입국, 법질서 존중돼야>에서도 "그가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라는 의혹에 대해 법원은 '증거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지만 그렇다고 해서 의혹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볼 수도 없다"며 "송 교수는 차제에 당국의 조사를 자청함으로써 자신의 결백을 입증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 송교수에게 조사받을 것을 요구했다. 23일자엔 <"송교수는 국정원이 확인한 간첩 민주인사로 둔갑시킨 속셈뭔가">로 정형근 의원의 주장을 크게 다뤄주었고 24일자엔 <'북노동당 김철수'여부 집중추궁/ 최병렬대표 "기소유예해선 안돼">라는 기사를 싣는 등 한나라당의 주장을 연일 비중있게 보도했다.
당시 송교수에 대한 평가와 신병처리에 대해서는 중앙과 동아조차도 공소보류 가능성 등을 제기하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아래표 참조) 그러나 조선은 국정원 조사를 받던 중이였음에도 김철수와 동일인임을 강조하는 검찰 측의 주장을 부각시키며 기소를 해야한다는 쪽으로 몰고 갔다. 9월 25일자에 <검찰 "김철수와 동일인 증거있다">, 26일자 1면에 <국정원 '송교수 기소'의견/수사팀 "송교수를 김철수로 보고 있다">와 5면에 <송두율교수 기소 '가닥'/보안법 위반 상당부분 확인 '전향적 처리'분위기서 급변>을 실었고 27일자 5면에는 <검찰 '송두율 기소'법률검토>등을 실은 검찰의 강경 주장을 대변했다.

동아 25일자 4면<"송두율씨 민주인사냐 친북인사냐">
26일자 30면 <국정원, 송두율교수 기소 요청할 듯>
27일자 30면 <국정원"송두율교수 오늘 재소환"><"사법처리해야하나" 검찰고민>
중앙 25일자 2면 <송두율교수 출국정지><"송교수 독 국적이라도 국가보안법 적용가능">
26일자 1면 <송두율씨 검찰서 곧 조사>3면<송두율 처리 미묘한 견해차>
27일자 2면 <송교수,김철수 이름 사용> 5면<한나라"초청경위가 뭐냐><"관문통과 너무 힘들어">
조선 25일자 4면 <검찰"김철수와 동일인 증거있다">
26일자 1면 <국정원 '송교수 기소'의견/수사팀 "송교수를 김철수로 보고 있다">
5면<송두율교수 기소 '가닥'/보안법 위반 상당부분 확인 '전향적 처리'분위기서 급변>
27일자 5면 <검찰 '송두율 기소'법률검토>
<9월말 조중동의 송교수 관련보도>


국정원의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그 결과를 예단해 공소보류니 기소니 하는 추측보도를 한 것이다. 아직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송두율=김철수'로 단정지으며 기소로 방향을 잡아 강경대응을 유도했던 조선의 태도는 의제를 선점해 여론몰이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더욱 문제가 크다고 하겠다.

차분한 태도를 보였던 동아

중앙일보의 경우 이 시기동안 기사량 자체가 매우 적었고 사실보도에 주력했다. 주목할 것은 동아일보이다. 동아일보는 송교수가 입국하기 전인 9월20일자 사설에서 송교수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하면서도 체포영장을 발부한 정부에 대해 "아무래도 모양이 좋지 않다"며 "어렵게 성사된 해외인사 고국방문의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사려깊은 대처가 바람직하다"고 요구했다. 동아는 국정원의 발표 직전인 10월1일자에서도 선처가능성에 무게를 실어 조선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동아는 송교수의 학문적 업적에 대해서도 중앙·조선과 달리 이를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다. 국정원의 발표내용이 보도된 10월2일자에 '북 거물공작원 송두율'이라는 문패를 달고 발표내용을 대서특필하면서도 <학문적 업적에 대한 평가>에 지지와 비판 글을 같이 실어 어느 정도의 균형을 갖추려 했다.
동아의 이러한 태도는 2000년 7월의 입국시도 실패에 대해 "송두율 교수의 귀국이 번번이 좌절된 주된 원인은 국정원의 '준법서약서' 제출 요구 때문이다. …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국정원의 이같은 요청이 헌법이 보장한 '무죄 추정의 원칙'과 '양심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많다"는 기사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이런 동아의 태도도 국정원 발표가 있은 후에는 180도 달라진다.


2. 국정원의 발표이후 보도

1)국정원 발표 관련 보도

10월 1일, 국정원에 대한 감사에서 비공개로 보고된 송두율교수의 조사결과가 한나라당 정형근의원에 의해 언론에 알려졌다. 송교수가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지명된 사실을 직접 통보받아 알고 있었으며 15만달러의 돈을 받았고 10여 차례에 걸쳐 충성맹세문을 보냈다는 것이다. 이에 조선과 동아 등 수구언론들은 10월2일자에 4∼5개 지면을 털어 송교수를 거물간첩으로 규정하고 공격하기 바빴다. 이들 언론은 인용부호없이 '북 거물공작원(동아)''북 정치국 후보위원(조선)' 등의 단정적인 문패를 달고 <공작원 교육받고 30년 비밀활동><"김일성 사망때 김정일 손잡고 통곡><벗겨지는 실체><거짓말 30년> 국정원의 일방적인 발표를 매우 선정적으로 다루었다. 사설 역시 "그동안 보여온 송씨의 태도 역시 공작원에나 걸맞은 것이어서 더욱 국민의 분노를 자아낸다(송두율의 거짓과 드러난 얼굴-조선)"고 싣는 등 송교수에 대한 이념적 감정적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중앙의 경우 문패를 달지 않았고 기사량도 조선동아보다는 적었으나 <"김일성 조문 당시 김정일 손잡고 통곡"/충성서약문 작성 등 사실상 간첩활동>이라고 하여 유사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송교수를 '공작원''간첩'으로 단정했던 언론의 보도는 아이러니하게도 검찰의 조사로 뒤집히게 된다. 검찰은 22일 송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현단계에서 송씨를 북한공작원 또는 간첩으로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국가보안법 제4조에 따라 기밀탐지나 시설파괴, 지하당 조직 등의 임무를 수행해 그 결과를 북한에 보고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유이다. 검증없이 쓰고보자는 식의 보도로 개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사례가 다시 반복된 것이다. 이를 뒤집는 결과가 국가공식기관에 의해 나왔어도 언론은 이에 대한 반성은커녕 다시금 검찰의 주장을 확인없이 쓰는 행태를 그대로 반복한다.

현재의 핵심쟁점은 송교수가 정치국 후보위원이라는 주장이다. 국정원은 송교수가 정치국 후보위원이며 그가 이를 인정했다고 주장했으나 변호인측은 이를 부인했고 송교수가 조서에도 서명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상반됨에도 불구하고 조중동은 송교수 측의 반론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특히 조선의 경우 2일자 1면 머리기사에서 국정원의 조사결과를 보도하면서 이에 대한 변호인측의 반론을 아예 다루지 않아 편파적으로 보도했다.
수구언론들은 <구차한 변명으로 일관-중앙 3일자 5면><송두율씨 가면 더 이상 안된다- 동아 사설>등의 기사를 통해 2일 있었던 송교수의 기자회견내용을 비난하거나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으며 이후 몇차례 있었던 송교수의 사과에 대해서도 무시하거나 조롱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색깔론에는 강한 비판. 국가보안법 문제제기는 소극적인 경향과 한겨레
한겨레와 경향의 경우 국정원의 조사결과를 보도한 2일자에 따로 문패를 달지 않은 채 2개면 정도로 발표내용을 보도하면서 송교수측의 반론을 충실히 실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경향은 <정치권 신 매카시즘 우려 목소리 -10/3><송두율사건 정치권 일부 색깔론 제기 '체제논쟁' 비화우려 10/4 >등을 필두로 색깔론 공세에 대해 적극적인 우려를 나타냈으며 2일의 송교수 기자회견보도에 많은 비중을 할애했다. 한겨레신문 역시 색깔론에 대해서는 10월4일자 1면 머리로 <무차별 색깔공세 우려>를 달고 사설 역시 <'송두율 사건' 이념공세 지나치다>로 색깔공세에 대한 적극적 비판입장을 보였다. 이후에도 한겨레는 <소모적인 송두율 색깔공세-10/8><조선동아의 한국방송 '색깔공세'- 10/11>등의 사설과 <송교수 마녀사냥식 '여론재판'>라는 매체비평 글을 싣는 등 이념공세에 대해 공세적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이들 신문은 송교수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그의 처지와 선택을 이해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선처를 바라거나 전향제도의 비민주성에 대한 지속적인 지적은 하고 있으나 국가보안법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한겨레는 10월1일자 사설<송교수가 진솔하게 설명하길>이라는 사설에서 송교수에 대한 배신감을 강하게 드러냈으며 이후에도 국가보안법에 대해 적극적인 비판을 한 것은 10월 20일자의 홍세화칼럼 <송두율과 국가보안법> 뿐이어서 기존의 보안법 개폐주장을 하던 것과 달리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다.


2) 준사법기관을 자임하는 수구언론

송교수의 혐의를 사실로 단정한 언론은 사법처리의 수위를 언급하면서 추방을 요구하는 가하면 전향을 해야 선처가 가능하다면서 사법부의 역할까지 하려들었다.

송교수가 처벌을 받을 지언정 추방만은 말아달라는 기자회견을 한 이후 수구언론들은 국내에 있으면 시끄러우니 아예 추방해 버리자고 주장하고 나선다. 그 선두는 조선일보이다. 조선일보는 4일자 <송두율씨 한국에 있게 할 필요있나>란 사설을 통해 "그의 태도로 보아 추방도 유력한 선택방안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6일(월)자 1면에 일제히 <송두율씨 국외추방 검토>기사가 실리면서 <"이념갈등 장기화 막자" 고육책-동아><송씨 추방이냐 기소냐-중앙>는 기사가 짝을 이룬다. 7일자에 송광수 검찰총장이 추방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는 발언이 보도되면서 '추방'이 가시화되지는 않지만 수사가 끝나지도 않은 피의자에 대해 처리여부까지 좌지우지하려는 언론의 태도는 놀라울 따름이다.

10월14일, 송교수는 노동당탈당과 독일국적포기를 공개선언하고 대한민국 헌법을 준수하겠다는 '준법서약'을 했다. 몇차례에 걸친 사과가 이어졌고 헌법준수 의사를 밝혔으나 수구언론은 '전향'하지 않았다며 여전히 송교수를 비난했다. 전향하지 않으면 선처하지 않겠다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써온 언론은 아예 적극적으로 전향을 요구하고 나섰다.
먼저 중앙은 10월14일자 8면 <송두율씨 "전향안해">를 시작으로 15일자<검찰 '송씨 전향'인정 고심>이라는 기사에서 "송씨 측은 '전향이라는 용어를 쓰는데 극도의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활동을 부인해 온 터에 이제와서 화끈한 전향태도를 취하면 오히려 후보위원이었음을 자인하는 모순을 범하는 것으로 여기는 듯하다. 따라서 웬만해선 앞으로도 이런 식의 어정쩡하고 감질나는 분위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눈치를 살피면서 조금씩 반성의 강도를 조절할 뿐 아직 '무조건 항복'은 할 수 없다는 투로 들린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사설 <송두율씨 전향의사 없나>에서도 "헌법준수의사는 준법서약을 받아들인 셈이어서 의미가 있다"고 하면서도 "전향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며 전향을 강요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서 중앙은 또 "친북성향 정도를 넘어 북한 노동당에 가입해 정치국 후보위원 대우를 받은 혐의로 수사대상이 되고 있으니 앞으로 또 어떤 경계인의 삶을 살겠다는 것인지 걱정스럽다"며 독일 국적포기를 포함한 그의 행보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다.

송교수의 사법처리에 대한 검찰내부의 논의를 전하는 10월 6일자 기사의 제목을 <송씨, 선처조건인 전향의사 안밝혀>로 달아 가장 먼저 '전향'을 적극적으로 부각했던 조선은 이후에도 사설과 칼럼을 통해 전향을 강요했다. 특히 조선은 송교수가 노동당 탈당과 독일국적을 포기한다는 기자회견을 했을 때도 유일하게 1면에 <송두율씨, 전향은 언급안해>를 굵은 글씨로 처리하는가하면 <검찰"송씨 전향의사 미흡"판단>등의 기사를 실어 전향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부각하고 이를 '친북행적에 대한 반성 회피'로 몰고 갔다.

동아일보의 경우 전향문제에 대해서는 세 신문 중 비교적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 동아 역시 검찰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 쓰고 구속수사를 당연시하는 태도를 보이기는 했으나 적극적으로 '전향'을 강요하지는 않았다.
검찰과 언론이 사법처리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전향 제도는 지난 98년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반 인권적 제도라는 이유로 폐지된 것이다. 전향제를 대신해 만들어진 준법서약제도 역시 지난 7월 "사상의 변경을 강요해 양심의 자유를 침해할 뿐 아니라, 형사 정책적으로도 실효성이 없다"며 법무부에서 폐지를 의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당시 중앙일보 등은 <준법서약제 폐지 잘했다>는 사설까지 싣고 "시대의 흐름으로도 이제는 사상을 가졌다는 것만으로 속박해서는 안된다"고 환영한 바 있다. 동아 역시 올 4월4일자 <보안법 대체 전제조건있다>는 사설에서 "유엔의 자유권규약위원회가 국제인권 기준에 맞게 개폐할 것을 권고하고 일부 조항은 위헌 결정이 났는데도 10년 넘게 고쳐지지 않았으며 일부 조항은 거의 사문화되다시피 한 현실을 언제까지 외면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며 보안법의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3) 무책임한 언론의 받아쓰기

국정원과 검찰의 발표 및 한나라당의 무책임한 의혹제기를 사실인 양 받아쓰는 '따옴표 저널리즘'은 국정원 발표 이후 더욱 맹위를 떨친다. 중앙일보의 10월6일자 <공작원 녹취틀자 송씨 자백>이라는 기사는 한나라당 의원들을 출처로 한편의 시나리오를 썼으나 '녹취틀자 송씨 자백'이라는 내용은 기사에도 없는 내용으로 중앙은 결국 21일자에 사실과 다르다는 송교수측의 반론보도문을 실어야했다.
이후에도 <송두율씨, 97년 황장협씨 망명하자 북공작원에 "내 신분 숨겨라"/베를린 북대표부에 부탁..공안당국 확인><최경찰청장 "송씨 간첩혐의 농후"><송씨 북여권으로 입북 포착> <송씨 94년 방북때 북여권 사용의혹/ 검찰"김일성 장례식에 김철수 자격으로 참석"><"송씨, 김정일 친필지령도 받아" 정형근의원 "북공작원이 진술"주장> <송두율씨 입국배후 본격 수사>등 확인되지 않은 기사들이 지면을 메운다.
현재 송교수가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김철수'라는 혐의는 김일성주석 사망시 김철수란 인물이 장의위원 23위로 노동신문에 발표되었다는 것 뿐이다. 국정원이나 검찰수사 결과의 파장과 별개로 새롭게 입증된 사실은 별로 없다. 송교수 본인이 부인하고 있는 것과 별개로 그가 정치국 후보위원이라는 점을 입증할 명백한 근거가 제시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기사의 편집이나 제목을 매우 자극적이고 선동적으로 보도하는가 하면 추측보도를 남발했다. 국정원의 발표 이전에 동아와 중앙의 지면에는 국정원이 정치국 후보위원임을 확증하는 자료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이 보도되었다. 그럼에도 이들 언론은 국정원의 조사결과를 기정사실화하여 보도하였고 검찰조사에서 뒤집힌 부분이 있음에도 또 다시 검찰발표를 기정사실화하며 지면을 메우고 있다.
송교수의 변호사는 "피고인이 그 내용을 부인하면 증거 능력이 전혀 없는 국정원의 조서를 가지고 정치권 일부에서 언론에 흘려 일종의 여론재판을 하는 것은 아무리 피고인이 중한 범죄를 지었더라도 근대 민주사법제도를 가진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언론의 보도를 비판했다.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송교수가 했던 처신의 어느 부분이 실정법에 저촉되는 가를 따져보고 검찰조사와 재판과정을 차분히 지켜보면서 실체적 진실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언론은 자기의 입맛에 맞는 내용만을 부풀려 보도하며 수사와 재판의 역할까지 자처하며 마녀사냥을 벌였다.


3. 각종 왜곡보도

1)기획입국설과 색깔론

언론은 '송교수 죽이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한나라당과 공동전선을 형성해 전방위적인 이념공세를 퍼붓기 시작했다. 10월1일자에 한나라당 이원창의원의 '정연주KBS사장 간첩연루의혹' 관련 보도가 실린 것을 시작으로 언론과 한나라당 합작의 사상검증이 대대적으로 시작됐다. '송씨의 대남 선전선동술에 동조하는 진보적 성향의 소장파학자 일부가 현정권의 핵심에 포진'해 있다는 정형근·홍준표의원의 발언, '색깔이니 이념이니 말하는 사람자체가 (이사건과)관련됐다는 의심을 받아야 한다'는 최병렬대표의 발언 등 무책임하고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이념공세가 일부 언론의 지면에 여과없이 보도됐다.
수구언론은 한나라당의원이 터트리면 이를 그대로 받아주며 사설이나 칼럼을 통해 의혹을 부풀려가는 식의 보도로 색깔논쟁을 재생산해냈다. 이들이 들이 댄 색깔론 돋보기는 이종석 NSC위원, 고영구국정원장, 서동만 국정원기조실장을 비롯해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와 정연주 한국방송사장 등 개혁적 인물들을 투사하며 기획입국론과 간첩연루설로 모아졌다. 심지어 중앙일보는 10월3일자에 송교수의 변호를 맡은 김형태변호사를 소개하면서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언론사 상대 소송에도 참여 중"이라며 "盧대통령 사람들과 '코드'가 맞는다는 이유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그가 하필 宋씨의 변론을 맡았다는 점에서 억측도 없지 않다"고 보도, 변호인에게까지 색깔론 돋보기를 들이댔다.

또한 중앙은 10월4일자 1면 머리를 <"송씨 국내 연계세력 수사"/검찰 학계·언론계 등 6~7명 확인>이라고 달고 하단에 <"北 연계세력 정부 핵심에 있다" 정형근 의원주장>으로 달아 무책임한 색깔공세를 검증없이 받아썼다. 이들 기사는 그 파급력에도 불구하고 관련기사없이 단독기사로 다루어졌는데 한겨레보도에 의하면 중앙의 1면기사는 검찰의 정정보도 요청을 받았다고 한다. 같은 날 <송두율 사건 밝혀져야 할 의혹들>이라는 사설에서 중앙은 "송씨에 대한 혐의는 검찰조사에서 엄정히 밝혀지겠지만 국민의 관심은 여전히 정부가 송씨의 귀국에 어떻게 개입했느냐로 쏠리고 있다"며 기획입국설을 강력히 제기했다.

동아일보 역시 10월3일자 4면머리로 <송두율씨 감싸는 세력 누굴?gt; 4일자 4면 <송두율 입국 '보이지 않는 손'작용했나>, 라는 제목으로 한나라당의 주장을 여과없이 보도했다. 3일자 <'송두율파문' 배후는 뭔가>라는 사설의 경우 "국정원의 송씨 처리는 결과적으로 그를 보호하기 위한 배후가 있지 않는냐는 의혹까지 낳고 있다"고 주장, 청와대의 개입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공격적인 것은 역시 조선일보였다. 조선은 10월2일자 사설 <송두율의 거짓과 드러난 '얼굴'>에서 "송씨 처리문제는 자칫 현정부의 이념 성향까지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는 매우 민감한 사안임을 명심해야"한다며 정부의 이념문제를 제기했다. 2일자에 동아와 중앙이 송교수나 그를 옹호했던 시민단체 등을 비판하는 것에 그친 반면 조선은 정부의 색깔론을 제기하는 선도성을 보인 것이다. 10월3일자에는 1면머리로 <송두율씨 입국 1주일전 국정원2차장 베를린 갔다>를 실어 2차장이 송씨의 입국문제를 조율하기 위해 간 것처럼 기획입국설 분위기를 조성했고 <송두율사건에 대해 정부에 궁금한 것>이라는 사설을 실었다. 4일자에서 <"정부핵심에 북 연계세력있다"정형근 의원"최고위기관서 송씨 입국 개입">을 실었던 조선은 7일자 4면에서는 <"북은 북입장서 이해해야 한다는 송씨 내재적 접근론" 안티조선운동, 한총련에 영향/심규철 의원, 국감서 주장 검찰총장 "상당한 영향">이라는 기사를 실어 안티조선운동까지 친북으로 몰아세우는 과감함을 보였다.
이들 언론은 민주화사업회가 청와대에 입국협조를 요청했다는 사실을 기획입국으로 몰고가는 가하면 카나다 노사모가 송교수를 초청해 강연을 들었다며 '노사모'를 빌미로 청와대와 송교수의 코드를 맞추려는 듯한 태도도 보였다.

2) KBS에 대한 비이성적 공격하는 조선과 동아

이 사건 이전부터 수구언론의 KBS에 대한 반감은 도를 넘어섰다는 것이 일반적이 평가였다. 이번 사건을 기화로 조선과 동아는 KBS의 프로그램을 변질시키고 정사장을 좌초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이념공세를 펼쳤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조선일보였다. 조선일보는 10월 1일 특집으로 편성된 미디어 면을 통해 KBS가 지난 5월에 방송한 <일요스페셜-경계도시>와 9월에 방송한 <한국사회를 말한다-귀향, 돌아온 망명객들>편이 송두율 교수를 '영웅화'한 '편파적인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사설 에서 조선은 KBS를 비난하면서 국민과 국회가 이를 제어할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며 한나라당을 부추긴다.

동아일보는 다음 날인 10월 2일부터 본격적으로 KBS를 비판하며 '조선 따라가기'를 했다. 1일 관련 사설을 싣지 않았던 동아는 2일자에 <이념편향 KBS 공영방송 맞나>라는 사설에서 "공공성과 공정성,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한쪽만 개혁적으로 부각시키고 다른 한쪽은 개혁대상으로 몰아세우는 '의식화 방송'은 통합이 아닌 사회 갈등만 부추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동아일보는 10월 7일자에 「자유선언 오늘은 토요일에」이라는 오락프로에 등장한 '김일성 시계'를 두고 '친북' 운운해 시민사회의 비난을 샀다.
이후 두 신문은 서로 뒤질세라 , <이념편향 KBS 공영방송 맞나>, <정연주 사장 스스로 사퇴를>등의 사설과 칼럼을 통해 KBS가 송두율 교수를 미화하는 데 앞장섰고 정사장은 간첩의혹이 있다면서 집요한 흔들기를 시도한다. , <"코드 방송 이젠 지겹다"/KBS게시판에 시청자비난 빗발>를 비롯해 <"KBS,1월부터 지속적 접촉 송씨 귀국조율 큰 역할 했다"/신영균의원 "미화 프로그램 각본따라 준비"주장>, <"송씨 '미화' KBS정사장 역할 밝혀야">, <"KBS가 송씨 영웅만들기 나서">, <송검찰총장 "추방 염두에 둔 적없어"..KBS도 수사용의>, , <정연주 사장 스스로 사퇴를> 등의 무책임한 폭로나 정치공세성 발언을 대대적으로 부각시켜 KBS를 공격했다. 중앙도 <'20년전 뉴스'를 보고싶은 까닭> 등의 기사를 싣기는 했지만 기사량이나 시각에서 조선·동아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몇일동안 조선동아의 지면을 차지했던 정사장의 간첩연루의혹은 당초 의혹을 제기했던 이원창의원이 지목했던 관련자들이 정사장의 관련사실을 부인함으로써 사실무근임이 밝혀졌다. KBS가 송교수 미화에 앞장 선 근거로 들고 있는 「한국사회를 말한다-귀향, 돌아온 망명객」과 「일요스폐셜-송두율의 경계도시」역시 이들 신문에 의해 확대왜곡된 것이다. 「한국사회를 말한다」의 경우 송교수는 해외민주인사들의 한사람으로 다루어졌을 뿐, 미화와는 거리가 멀다. 「일요스페셜」의 경우도 KBS가 자체 제작한 것이 아니라 각종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던 '경계도시'라는 영화를 방송용으로 편집해 방송한 것이었지만 조선과 동아는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송교수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은 KBS에서만 방송된 것이 아니다. MBC 역시 「시사매거진 2580」등을 비롯한 여타프로그램에서 송교수를 우호적으로 소개한 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유독 KBS만을 문제삼는 것은 조선과 동아의 비판이 정사장 흔들기라는 점을 드러내는 것이다.


3) 사실왜곡 보도

① 송교수의 학술단체 지원 관련

'상층부 통일전선을 구축하기 위해' 남북한 및 해외학자 통일회의를 이끌었다는 홍준표 의원의 주장은 검찰의 발표에서 다시 반복되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10월3일자 한겨레는 <"남북학술회의 정치학회 주관 송두율 교수는 다리구실만">이라는 제목으로 당시 대회를 주관했던 정치학회 길승흠교수와 한국통일학술포럼대표 백영철교수의 인터뷰내용을 실었다. 이 기사에 따르면 당시 학술대회는 대우그룹에서 1억원을 지원받았다고 한다. 이는 95년 당시 이 대회를 주관했던 한국일보의 보도를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 95년 8월1일자에 대회를 개최하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으며 논란이 일자 올 10월3일자에 길교수의 인터뷰 기사를 실어 북의 지원을 받았다는 내용을 해명하고 있다.

모든 정보가 집중되어 있는 안기부의 협조 하에 재벌기업의 협찬을 받아 진행된 행사가 북의 통일전선사업에 이용된 것이라는 것은 세살배기도 이해하기 어려운 논리이다. 만약 국정원의 주장대로 통일전선사업에 이용당한 것이라면 당시 안기부장을 비롯한 관련자들과 이를 후원한 재벌기업이 먼저 처벌받아야 할 것이다. 당사자들이 강력히 부인하고 있고 잠깐의 확인만 거치면 되는 내용임에도 조선, 중앙, 동아는 물론 경향조차도 보도하지 않은 것은 진실을 추구해야 할 언론의 책임을 유기한 것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② 도덕성 흠집내기-교수자격 시비와 하버마스 인용

조선일보는 10월 2일자 국회정무위위원들의 말을 인용한 <국정원 보고로 드러난 혐의>라는 기사에서 송교수가 엄밀한 의미로 대학교수가 아니며 "별다른 수입원이 없고 부인이 사서로 생계를 꾸렸다고 했는데 사실상 송씨 직업이 북한공작원이고 공작금으로 생계를 꾸린 것이 아니냐고 질문하자 국정원측은 대체로 공감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조선은 같은 날 <태평로-어느 좌파지식인의 배신>에서도 그에게 '교수' 대신 '선배'라는 호칭을 쓰는 이유 중 하나로 "독일 뮌스터대학 '임시교수'라면 1년짜리 시간강사로 불리는 우리의 '겸임교수'에 가깝다"는 내용을 싣는가하면 6일자 시론에서도 이 내용을 인용, 마치 그가 시간강사에 불과함에도 정식교수로 가장한 것처럼 보도했다. 조선은 송교수의 기자회견에서도 같은 내용을 질문하는 집요함을 보였는데 대부분의 언론은 송교수를 '엄연한 교수'로 보도하고 있다. 특히 동아의 경우 9월 27일자에 이어 10월2일자에도 "특임교수는 계약직 교수이며, 비정규직이지만 신분상 강사와는 다른 엄연한 교수..이 명단에도 송박사에 대해서는 강사(PD)와 달리 교수(Prof.)로 표시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중앙이 21일자에 보도한 하버마스의 인터뷰 역시 편집상의 왜곡이 드러났다. <송두율씨 스승 하버마스 교수 인터뷰 "송씨 구명 나설 용의 없어">라는 제목아래 「"십수년간 몇 번 만나 노동당 가입은 뜻밖"」이라는 중간제목을 달아 스승인 하버마스가 그와 별로 가깝지도 않을 뿐 아니라 이 문제에 관심도 없는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했다. 그러나 기사내용은 사실과 달랐다. 송교수는 귀국전날 하버마스와 통화했으며 그는 '불투명한 상태에서 한국에 가는 것을 말렸'고 '최근 송교수의 부인에게 전화를 걸어 한국의 상황을 전해들었다'. 또 '주한독일대사와 연락했으며 대사 역시 이사건을 우려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하버마스는 또 '그에게 지워진 혐의가 사실일 가능성은 작아보인다'는 말과 함께 변호인의 입회가 허락되지 않고 13시간 심문을 받는 상황은 법치국가에서 허용될 수 없다고 비판까지 하고 있다. 송씨를 위해 구명운동을 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럴 계획은 전혀 없다. 아직 검찰의 결정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뒤에 대사관의 역할을 언급하긴 했지만 검찰조사중이라 상황을 지켜본다는 말을 한 것임에도 거두절미한 것이다. 중앙의 이런 보도는 하버마스와의 관계를 축소해 송교수의 학문적 업적을 폄하하고 그의 도덕성을 흠집내려는 시도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송교수를 둘러싼 논란의 초기 수구언론들은 뮌스터대 교수들의 구명움직임이 없다거나 독일의 태도가 방관적이라는 부분을 부각시켜 송교수의 위상을 깍아내리려 했다. 당시 언론들은 독일이 방학과 휴가기간이라는 점을 밝히지 않은 채 구명움직임이 없다는 사실만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정작 뮌스터대 사회학과 교수들이 송교수에 대해 신뢰를 표명하고 배려와 지원을 요청하는 내용의 서한을 독일대사에게 보낸 것이나 주한독일대사가 법무장관 면담을 요청한 사실, 독일의 인권위원장이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는 등 송교수에 대한 독일사회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이 사실들은 축소되거나 아예 외면됐다.

③ 방송위원회의 심의결과 확대왜곡

KBS의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을 일삼던 수구언론은 이에 대한 방송위 심의결과에 대해서도 왜곡했다. 방송위원회는 24일 '한국사회를 말한다'에 대한 심의결과 방송심의에 관한규정 제65조에 따른 '권고'를 공문으로 시행(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중동은 16일자에서 일제히 <"KBS 송두율 다큐 시청자 혼란케 해">라는 제목아래 방송위의 권고조치를 보도했다. 그러나 '권고' 조치는 현재 방송과 관련한 제재치인 주의.경고(방송심의에관한규정)와 사과.정정.관계자 징계(방송법상 법정제재) 등에 해당되지 않아 방송위가「한국사회를 말한다」에 대해 사실상 '제재가 불가하다'고 판단한 것에 다름 아니다. 이들 신문은 이런 내용은 쏙 뺀 채 "일반적인 제재조치로는 다양한 의견을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내용만을 보도해 마치 권고가 더 강력한 제재인 것처럼 오해를 유도했다.
조선과 동아는 23일자에도 경고조치를 받은 KBS의 라디오프로그램과 「한국사회를 말한다」에 대한 권고를 묶어 KBS의 편파문제가 심각한 것처럼 몰아갔다. 문제의 라디오 프로그램은 정연씨의 병역기피 의혹을 제기했던 의사의 주장을 방송한 부분이다. 재판이 진행 중인 소송당사자의 일방적 주장을 보도해 재판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심의에 관한 규정 11조를 위반, 경고조치를 받은 것이다. 이는 방송심의상의 정식 제재로서 타방송사 역시 이런 제재를 받는 경우가 종종있다. 그러나 조선과 동아는 관련기사를 보도하면서 "송두율(宋斗律)씨 미화 논란으로 KBS 1TV '한국사회를 말한다'가 방송위원회에 의해 '권고' 조치를 받은 데 이어, 21일 방송된 KBS 1라디오의 '시사플러스'(진행자 송지헌)도 재판이 진행 중인 소송 당사자의 일방적인 의견을 여과 없이 방송했다는 이유로 방송위의 '경고' 조치를 받았다"고 보도, 권고조치와 경고를 동일한 '제재'로 몰아가며 마치 KBS의 편파보도가 심각한 수준인 것처럼 과장했다.

④ 이창동장관의 발언 확대왜곡

동아는 10월9일자 가판에 <이창동문화, "송씨사건 왜 논란되는 지 모르겠다">는 제목아래 "왜 이렇게 방송과 신문에서 머릿기사로 다룰 만큼 크게 논란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당시 독일에서는 송씨와 같은 사람들이 한두 명이 아니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는 이창동장관의 발언내용을 실었다. 기사만 보면 송교수가 별 문제가 없다고 발언한 양 보인다. 동아가 가판에 보도이후 조선과 중앙, 세계 등이 배달판에서 이를 받아 보도했고 이후 이장관의 발언은 송씨를 두둔한 것으로 낙인찍혔다. 한겨레와 경향을 제외한 대부분의 언론은 한나라당의 공세내용은 물론 <이창동장관은 말을 조심해야 한다>는 사설을 앞다투어 싣는 등 이장관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기에 바빴다. 그러나 이 사건의 진실은 문화일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석간인 문화일보 9일자에 "마침 이 장관의 바로 건너편 자리에 앉아 있었던 탓에 비교적 소상하게 기억하고 있"던 기자가 취재수첩을 통해 당시 상황을 전했기 때문이다.

송교수 관련보도는 같은 신문에서조차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보도가 나오는 형편으로 지극히 제한된 정보를 가지고 언론사의 무리한 추측보도가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이장관의 발언은 그런 맥락에서 실체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국민들이 혼란스러우니만큼 지켜보자는 말로 해석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때문에 동아를 제외하고는 당시 간담회에 참석했던 대부분의 기자들은 이를 기사화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동아가 가판에서 이를 다룬 후 배달판에 추가한 신문이 늘면서 파장은 급속도로 커진다. 심지어는 타 언론보도의 문제를 지적했던 문화일보조차 사설을 통해 "국정원과 검찰의 적법수사를 시대착오적이라고 탓하는 것"이라며 비난대열에 합세했다. 기자와 논설위원이 정반대의 발언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으면 사실여부와 무관하게 기사를 확대재생산하는 떼거리 저널리즘의 전형을 보여준 사례이다.
특히 조선은 9일자 4면머리로 이기사를 실은 뒤 <"언론이 톱으로 다루는 건 올바르지 않다">는 증간제목 아래 <북방송 "남조선 방문동포 북과 연결시지 말라">는 제목을 달아 이장관과 북이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편집효과를 노렸다. 북의 반응을 다룬 기사를 이장관 관련기사의 뒤에 실으면서 제목편집을 같이 한 것이다.


4.결론

중앙일보는 KBS에 대한 조선과 동아의 비판에 대해 KBS PD협회에서 취재거부를 결의한 것에 대해 사설을 통해 "자사 이기주의에 맞춰 행사된 알권리는 진정 국민이 알아야 할 정보를 차단할 뿐 아니라 언론계 전체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는 부메랑이 돼 결국 우리모두의 심장을 찌르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어떤 경우에도 알권리의 주인은 국민이다"고 말했다.
지금 이 이야기를 가슴속에 새겨야 할 것은 바로 언론이다. 이들은 자사의 입맛에 맞는 보도만을 취사선택해 보도함으로써 사실을 왜곡하고 시계바늘을 과거로 돌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조선과 동아는 보도의 원칙도 팽개친 채 확대과장보도와 따옴표 저널리즘을 이념공세와 버무려 국민들의 이성을 마비시켰다. 구시대적 색깔론에 의한 마녀사냥은 우리사회의 근간을 흔들고 있고 법치주의의 기본원칙마저도 훼손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번 보도만 놓고 보면 당사자의 반론을 제대로 다뤄주어야 한다거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을 보도해서 안된다는 언론보도의 기본원칙은 일부 언론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지니지 못하는 듯하다.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은 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실을 재단하고 시계를 거꾸로 돌리려 하고 있을 뿐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언론의 여론몰이에 진보적 매체는 물론이요 시민사회진영까지도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송교수의 처신이 어느정도 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우리사회의 냉전 잔재를 악용하는 언론의 위력을 다시금 절감하게 된다. 언론개혁없이 우리사회의 다양성과 민주화는 먼 이야기라는 점을 다시금 되새겨본다.



2003년 12월 18
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신문모니터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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