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표씨, "주사파들에게 송두율 글은 '전환시대의 논리'에 비견"
[뉴시스] 2004년 02월 10일 (화)
주사파 운동가로 활동하다 북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으로 전향한
홍기표씨(시대정신 편집위원)는 10일 송두율 교수의 글을 통해
주사파 운동권이 이론적인 뒷받침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홍씨는 또 송 교수가 그동안 학자적 입장이 아니라 명백히 북한에
기운 당파성을 가지고 활동해 왔다고 평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이대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송 교수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공판에서 홍씨는 검찰측 증인으로
출석, "당시 운동권들은 행동이 앞섰으나, 이론적인 뒷받침은
뒤졌다"며 "주사파가 학생운동의 대세를 잡은 후인 1988년 송
교수의 '내재적 접근법'과 관련한 글이 발표돼 주사파가 이론적
근거를 마련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홍씨는 "80년 전후 운동권 세대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던 이영희
전 한양대 교수의 '전환시대의 논리'와 비교할 때 송씨의 글들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가"라고 재판부가 묻자 "주사파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송 교수의 글이 그에 비견할 만큼이었다"고
주장했다.
홍씨가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주장하며 예로 든 글은 1988년
잡지 '사회와 사상'에 발표된 글, 1991년 이후 한겨레신문에
기고된 글, 1996년 출간된 단행본 '역사는 끝났는가' 등이다.
홍씨는 특히 단행본 '역사는 끝났는가'에 대해 "동구와 소련이
붕괴되는 와중에 국내 운동권의 관심은 북한체제의 유지
여부였다"며 "이와 관련한 시원한 글이 없을까 했는데, 이 책이
출간돼 많이 읽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홍씨는 또 송 교수에 대해 "북한에 대해 접근은 하면서 비판하지
않는 것은 당파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송 교수는 명백히
학자적 입장이 아니라 당파성을 가지고 활동해 왔다"고 주장했다.
홍씨는 서울대 정치학과 82학번으로, 1987년 복학 후
NL(민족해방)계열이던 당시 총학생회에서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홍씨는 북한 사회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다룬 잡지 '시대정신'의
편집위원으로 1998년 창간때부터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다. 홍씨는
이날 법정에서 1996년 '북한이 형편없어서' 주체사상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을 바꾸고 북한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홍씨는 주체사상에 대해 "그 요지인 '인간중심'에 대해서는
인정하며, 역사 발전은 인민이 이끌어간다는 내용에도 동의한다"
평가했다.
홍씨는 시대정신 출간 등과 관련해 국정원 등의 도움을 받고
있는지 여부를 묻는 재판부와 송 교수 변호인측의 질문에
"현재까지 도움을 받은 적은 없다"고 일축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24일 오후 2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