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란 무엇인가'...송두율씨 위한 문화제 개최
[연합뉴스] 2004년 02월 12일 (목)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넘다보니 산이요 건너다보니
강물이로다. 예까지 오니라 넘어온 국경이 몇이나 되며, 두고 온
세월이 그 얼마드뇨. 신발만 갈아 신어도 고향 생각 간절허더니,
이 내 몸은 가막소 경계에 갇혔으니, 입도 발도 다 묶은 신세
옥방과 세상 사이가 아득한 경계로구나..."(창작판소리 '경계인'
중).
이념 대립의 끝자락에서 우리에게 새로운 화두로 던져진 '경계인'.
현재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중인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60.독일 뮌스터대 교수)씨 등 '경계' 위에 놓인 이들을
위한 문화제 '경계에 피는 꽃'이 12일 오후 7시 이화여대 후문
이화삼성언어교육원 1층 강당에서 열렸다.
송씨의 지인들로 구성된 '경계를 넘는 사람들'이 주최한 이날
행사는 작가 서해성씨가 총감독을 맡아 이명국 명창의 창작 판소리
'경계인', 박호빈씨의 창작무용 '경계를 넘는 몸짓' 등 '경계'의
참뜻을 묻는 내용의 프로그램들로 채워졌다.
'경계를 넘는 사람들'은 김세균(송교수 대책위 공동대표) 서울대
교수, 박호성 서강대 교수, 이돈명 변호사, 진관 스님, 함세웅
신부, 소설가 황석영씨 등 70여명의 각계 지인들이 발기인으로
참여한 모임으로, 행사에는 이들을 비롯한 400여명의 관계자, 일반
관객들이 참석했다.
이날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눈길을 모았던 것은 송씨의 부인
정정희씨와 아들 린씨가 직접 무대 위에 출연한 '가족사진' 순서.
무대 위에 영상으로 송씨의 사진이 비쳐지는 가운데 정씨는 아들의
피아노 반주로 그동안 이국땅에서 고향을 생각하며 즐겨 불렀다는
'고향의 봄'을 노래해, 보는 이들을 숙연케 했다.
꽃다지, 이지상의 노래, 신동호씨의 시 낭송, 김세균 교수의
'경계를 넘는 이야기' 등의 순서도 마련됐으며, 참가자들이 다
함께 경계를 넘는 대합창 '상록수'를 부르는 것으로 문화제는 막을
내렸다.
서해성 총감독은 "경계라는 것은 비단 이념적인 것 뿐 아니라
남녀의 경계, 인종간의 경계, 지역간의 경계 등 모든 분야에
해당되는 것"이라며 "오늘의 행사가 이 모든 경계를 허물고 보다
열린 마음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