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교수 저서 독후감 공모전
  제목    [한국일보] 김진균 선생님 靈前에 - 황상익 (2004. 2.16.)
  글쓴이 펌 글쓴날 2004-02-18 20:02:04 조회 1724

김진균 선생님 靈前에 
[한국일보] 2004년 02월 16일 (월)

 김진균 선생님! 선생님을 ‘진보학문과 민주교수운동의
대부’라고들 하지요. ‘민중운동의 스승’이라고도 하지요. 그
면에서 제가 덧붙일 말은 없습니다. 학문과 실천에서 아둔하고
게으른 제가 선생님의 업적에 대해 몇마디 말을 보태거나 칭송하는
것은 오히려 선생님께 누가 될테니까요. 
대신 선생님과의 20년 가까운 인연 가운데 최근 몇 해 동안
선생님을 대하면서 느끼고 생각한 것을 말씀드리려 합니다. 사람은
곤경에 처하면 모습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고들 하지요. 특히 큰
병에 걸렸을 때 그렇다고하지요. 그 면에서 저는 선생님의
진면목을 보았습니다. 2000년 초여름,처음 암이 발견되고 다행히
응급수술을 받아 생사의 고비를 넘겼을 때부터4년 가까운 투병생활
동안 선생님은 언제나 의연하셨습니다. 

만날 때마다 그 사이의 치료과정을 따사로운 미소로 담담히
말씀하시는 모습을 보고 저는 한때 설익은 의학도로서 선생님이
당신의 병을 진심으로받아들이지 않는, 의학에서 이야기하는
이른바 ‘부정’(否定)의 심리상태가 아닌가 잘못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이 그 어렵던 시대, 고난에 굴하지 않고 학문과
실천을 통해민중운동에 올바른 길을 제시하시던 모습을 떠올리면서
선생님의 참모습을더 잘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모습은
선생님의 성품에도 기인하지만 민중과 역사에 대한 확신에서
우러나는 것이라는 점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선생님 가시는 길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씀도
드립니다. 소박하게 이승을 화장으로 하직하시겠다는 선생님의
뜻을 거역하고 ‘민주사회장’이라는 조금은 번거로운 격식을 갖게
된 점 말입니다.선생님을 떠나보내는 저희들의 아쉬운 마음의
표현이기도 하지만 이는 저희들의 이기심이 더 크게 작용하였다는
점을 이미 알고 이해하실 선생님께고백합니다. 아직도 선생님이
이끄신 민중민주운동의 대의와 참모습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 세상에 선생님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통해 선포하고 또
그로써 흔들리는 저희들의 마음을 다잡기 위한 것이지요.선생님이
눈감으신 2월 14일은 우리 민중민주운동의 역사에서 또
한번의전진을 이룬 ‘부안주민 승리의 날’이자 ‘민중의
날’이었습니다. 선생님이 확신하셨던 민중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김진균 선생님! 선생님의 영원한 벗, 모란민주공원의 전태일,
김경숙, 문송면, 문익환 동지들과 함께 억압과 차별 없는
평등세상에서 영면하소서. 
 


[프레시안] '시대의 거울' 김진균 선생을 생각한다 - 유초하(2004.2. 16.)
[한겨레신문] 참 지식인의 큰 자리 - 김형배 (2004.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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