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법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선임 인정”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이대경 부장판사)는 30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송두율(60) 교수에게 북한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북한의 지령을 받고 친북 저술활동 등을 한 혐의를 인정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북한의 대남 통일전선 투쟁의 하나로 남북 학술회의를 주도해 북한 노동당의 지도적 임무에 종사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적법하게 열린 행사인데다 남북한 학자들 사이의 갈등을 송 교수가 균형있게 중재해 결과적으로 남북교류와 협력에 기여한 점이 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송 교수가 지난 1973년 입북해 노동당에 가입하고 정치국 후보위원에까지 선임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송 교수는 북한으로부터 금품을 받아오면서도 자신을 ‘경계인’으로 포장한 뒤, 다른 사람의 말이나 북한 당국의 견해를 인용하는 식으로 북한
체제를 옹호하는 자신의 주장을 간접적으로 드러냈으며,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북한 정권에 대해 잘못된 환상을 가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동안 대한민국 학계는 송 교수의 이론에 대해 진지한 논쟁을 벌여왔고, 유수 언론들은 송 교수 기고에 지면을 할애하며 책을
발간해 왔다”며 “결국 송 교수는 그를 객관적인 학자로 알았던 적지 않은 수의 독자들을 속인 셈이며, ‘내재적 접근법’을 통해 북한을
찬양함으로써 국내·외 친북세력에게 이론적인 무기를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재판부는 “송 교수를 남북 분단의 희생물로 평가할 수도 있고, 북한 편향적인 저술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정도로 성숙된 우리 사회가
그를 포용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며 “그러나 법원의 관용 여부는 과거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 전제돼야 하는데, 입국 뒤 수사과정 및 법정에
이르기까지 송 교수의 태도는 이와는 동떨어진 것이어서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변호인 쪽은 “법원이 학술회의 주도 혐의를 무죄로 인정하면서 학술활동은 유죄로 인정하는 이중적 판결을 내렸다”며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서 7년은 지나친 형량”이라며 즉각 항소 뜻을 밝혔다. ‘송두율 교수 석방과 학문 사상의 자유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긴급성명을 내고
“송 교수에 대한 법원의 유죄판결은 냉전 반공주의 논리에 사로잡혀 공판과정에서 드러난 실체적 진실에 눈감고 인권존중과 남북상생 추구라는
시대정신을 무시한 반이성적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박만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송 교수가 북한의 지도적 인사급임이 입증된 것을 감안하면 선고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역시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