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 “구속될줄 알았으면 그때 광주에 갈걸‥”
송두율씨, 면회객에 착잡한 심경토로
“그 때 광주에 갈 걸 그랬어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1심에서 7년을 선고받은
송두율(58) 교수는 최근 서울구치소로 찾아간 면회객들에게
“광주에 꼭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는 구속까지 줄은
몰랐기 때문에, 좀 기다렸다가 가려고 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지난해 37년만에 고국을 찾았던 송 교수가 감옥에서 ‘5월’을
보내고 있다. 광주 중앙초교와 서중학교를 다니며 10대 학창시절을
보냈던 그는 항상 애틋한 마음으로 광주를 그리워했다. 지난 19일
항소심 1차 심리에서는 “1980년 외국에서 광주를 보고 피눈물을
흘리며 긴 세월을 보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송 교수는 지난 2000년 5월 전남대 5·18연구소의 초청을
받았으나, 준법서약서를 거부해 광주행이 좌절됐다. 또 37년만에
귀국해 지난해 9월 22일 광주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국정원
조사가 진행되면서 상황이 여의치 않아 결국 전남대 강연회를
취소해야만 했다.
지난해 11월 초 한번도 본 적이 없었던 송 교수에게 편지 한 통과
<대한민국 헌법> 등 세권의 책을 보냈던
박영란(40·광주인권운동센터 운영위원)씨는 “긴 시간 해외를
떠돌던 송 교수가 푸른 수의를 입은 채 갇혀 있는 것이 분단
때문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박씨가 보낸 광주 사진첩을 받은 송 교수는 5·18을 하루 앞두고
편지를 보내 “멀리 담장 밖의 아카시아 향기가 조그마한 공간까지
날라온다”며 “기억이 살아서 산 자에게 용기를 준다”고 글을
맺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