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과 사상을 연구해 온
교수단체들이 '중세의 신학'처럼 학문사상의 자유를 뿌리에서부터 부정해 온 국가보안법 폐지에 앞장서기로 했다.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전국비정규직교수노동조합, 학술단체협의회 회원들은 31일 오전 11시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남북통일의 달성과 인류의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국가보안법을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17대 국회에선 국보법이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며 교수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민중의소리
한승호
자리에 참석한 단체들은 이날 송두율 교수와 통일연대 민경우 사무처장의 예를 들면서
내일 개원하는 국회에서 올해안에 반드시 국보법에 대한 개,폐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강대 손호철교수는 "왜 오늘 국보법
폐지 기자회견을 열었냐면, 일차적으로 송교수와 민경우 사무처장등 최근 공안 피해자들 늘어나기 때문이고 두번째로는 내일 국회가 공식적으로 개원함과
동시에 노무현 대통령의 집권 2기가 출범하기 때문"이라며 회견의 취지를 밝혔다.
손교수는 "요즘 열린우리당과 노대통령이 주장하듯이
헌정사상 최초로 국회에서 자유주의자가 다수파를 차지했다. 예전엔 수구세력이 다수였기에 국보법 폐지가 힘들었다면 이제는 폐지가 가능하다"며 먼저
국회에 바람을 표했다.
이어 한나라당에게도 "당의 정체성이 걸려 잇는 문제"라고 잘라 말한 뒤 "한나라당도 최근 들어 꼴 보수,
수구보수에서 벗어나 합리적 보수를 추구하고 있는데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선 근대적인 사상 결사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며 "이것을 부정하면서
합리적 보수로 갈 수 없다"고 못박았다.
단체들은 특히 송 교수와 민 사무처장의 재판과정을 상기시키면서 조목조목 문제점을
지적했다. 송두율 대책위 김 교수는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을 추구하한다면 북한을 이해하고 학문적으로 연구해야 한다"며 학문사상의 침해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일연대 조영건 교수도 "간첩이 서울시내에 사무실 차려놓고 활동하는 것 봤냐"며 "지금 검찰은 희환한 간첩모형을 만들고
있다"고 비꼬았다.
이들은 "사법부는 6.15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됐음에도 여전히 냉전시대의 잣대인 국가보안법에서 반국가 단체의
개념을 북한에 들이대어 상대방임을 인정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사법부와 공안권력을 비난했다.
단체들은 향후 민변 중심으로 국보법
폐지를 위한 위원회를 구성과 국보법철폐 연대에 시민사회단체들을 결합시켜 범국민적인 국보법 철폐 투쟁을 가져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오는 5일
이라크 파병 반대 집회에 참가해 노 대통령 2기에 개혁의제들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단체들은 국보법 폐지에 대한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하고
필요하다면 각 당을 방문해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손호철 교수가 낭독한 성명서를 통해 "학문과 사상을 통한
인류의 공영에 이바지 하는 것과 남북통일을 달성하는 것, 즉 21세게에 당명한 우리의 과제는 이 두가지라고 운을 뗀뒤 "국가보안법은 이러한
민족적 과제를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가보안법은 오직 대력과 갈등 그리고 폭력과 억압을 조장하는 악법이지 대화와
타협, 그리고 상생과 평화를 통한 미래의 번영을 약속하는 법이 아니라"면서 "하루라도 빨리 법을 폐지하여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것이
21세기에 살고 있는 우리 모든 지식인들의 임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들은 일제식미지시대의 <조선통강부 보안법>과
미군정 치하의 <치안유지법>을 태생적 모태로 하는 국가보안법은 "오직 친일과 친미를 통한 사대주의와 아류 제국주의 국가를 조장할
뿐"이라고 비판한 뒤 이승만 정권을 비롯 역대의 정권들에서 국가보안법이 부패와 타락을 조장했다고 조목조목 지적했다.
국가보안법이
폐지되지 않는 한 "일제 식민지 시대와 미군정 치하의 망령들은 우리의 국가주위를 끊임없이 맴돌 것이며 군사독재의 두려움과 공포의 사슬은 영원히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국가보안법의 희생자로 작곡가 윤이상 선생과 황석영, 조정래 작가들을 예로 들면서
"이제는 37년만에 조국에 돌아온 세계적인 학자인 송교수와 통일운동을 한 민경우 사무처장 마저 국가보안법에 희생물이 됐다"며 "예전
국가보안법으로 투옥되고 망명생활을 했던 과거 민주투사들이 국회의원이 된 만큼 이제는 없어져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들은
국가보안법은 중세의 신학처럼 모든 학문과 사상을 범죄시하여 지식인과 국민들이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지 못하도록 가로막고 있다며 과거의 식민지와
독재의 사슬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운 학문과 사상의 토론을 통한 아름다운 미래의 인류공영에 이바지하고 남북통일을 달성해 세계의 모범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조희연 학술단체공동협의회 통일연대 상임대표 한상렬목사, 송두율 대책위 김세균 교수, 교수노조
부위원장 박건영교수, 성균관대 철학과 교수 양재열교수 동국대 윤일상 교수, 송교수 부인 정정희 여사 등13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