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과정에서 변호인 도움받을 권리 있다
[일다 2004-06-14]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지난 8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법위원회와 공동으로
‘수사과정에서의 변호인 참여권 확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7년 형을 선고 받고 항소
중인 송두율 교수 사건을 둘러싼 ‘심문과정의 변호인참여권
확대와 제한의 범위’ 쟁점을 둘러싸고 진행된 것이다.
고문방지 넘어서 피의자 권리 보장해야
송두율 교수 사건에서 지난 해 10월 30일 서울지방법원은 “피의자
심문 과정에 변호인의 참여권은 헌법상 규정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에 포함된다”며 “변호인 참여권 여부에 관한 법률이
없는 상태에서 참여권을 제한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결정했다.
이어 11월 11일 대법원은 이 결정에 대한 검찰의 항고를 기각했다.
현행 형사소송절차는 심문과정의 참여자를 검찰수사관, 서기관,
서기, 사법경찰관리로 제한하여 변호인 참여권을 인정하지
않아왔지만, 대법원은 이것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한 것이다.
송호창 변호사(법무법인 덕수)는 “송두율 교수 사건에서, 검찰의
변호인 참여신청 불허처분에 대한 대법원의 위법확정 판결
이후에야 참여권이 허용되었으나, 이때는 대부분 중요쟁점에 대한
수사가 이미 끝났고 미진한 부분에 대한 보충조사만 남은
때였다”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특히 “이후에도 송 교수가
변호인의 조력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변호인 참여권이
단순히 수사편의주의적인 고문방지라는 목적을 넘어 피의자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실질적인 내용으로 갖춰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국 교수(서울대 법대)는 “헌법 제12조 제4항은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짐을 규정하고 있다”며, “피의자 심문 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절대적’으로 ‘충분히’, 그리고 ‘즉시’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변호인의 참여가 제한되는 경우는 형사정의가 중대하게 훼손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두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참여를 허용할 경우 증거가 인멸되거나
▲공범이 도주하거나 ▲제3자에게 육체적 위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피의자 심문에 참석한
변호인의 의도적 심문방해가 있는 경우 등이다.
변호인 요청할 수 없는 피의자 위한 제도 필요
토론자로 나온 한상훈 교수(연세대 법대)는 수사 초기 변호인
참여제한이나 구속 후 일정 시간(약 48시간) 변호인 조력 제한
등이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체포, 구속여부에 상관없이
변호인 참여권을 보장해야 하고, 이의제기권, 조언권, 진술거부권
등에 관해 변호인이 피의자에게 고지를 할 수 있어야 하며, 변호인
참여를 제한하는 경우 객관적으로 명백한 사유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석수 검사(대검찰청 연구관)는 “체포, 구속 후
48시간 내 변호인 참여를 제한하는 것은 외국에 유사한 입법
사례가 있고, 수사상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그러나 피의자
인권보호의 관점도 중요한 시점이므로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검사는 또 변호인 참여에 대해
“원칙적으로 검사 심문 후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하고, 심문
중에도 필요에 따라 의견을 진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피의자의 인권 보장과 실체적 진실발견이라는 두 가지 목표가
상생하는 지혜가 입법과정에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질적인 변호인 접근권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조국 교수는
“변호인 참여를 전제로 한 수사의 기법을 연구, 개발하고
변호인참여권이 보장되더라도 변호인 참여를 요청할 자력이 없는
피의자를 위해 각종의 형사법률구조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법무부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입법과 수사과정의 변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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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저널 '일다' 최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