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교수 저서 독후감 공모전
  제목    [시민의신문]송두율교수의 재판결과를 지켜본 유럽 여론의 반응 (2004.4.19.)
  글쓴이 펌 글쓴날 2004-06-28 03:30:37 조회 1692

송두율교수의 재판결과를 지켜본 유럽 여론의 반응 [이주희의
독일통신] 
  
 
이주희기자 


작년 9월22일부터 시작된 송두율교수를 둘러싼 드라마는 그 1막을
내렸다. 

사건번호 ‘2003고합1205’를 가진 이번 사건은 독일 뮨스터대학
사회학교수인 한국출신의 독일인 송두율교수(60세)에 대한
국가보안법위반으로 죄목인 ‘반국가단체의 구성, 잠입과 탈출,
회합과 통신’ 및 사기미수 사건이었다. 2004년3월30일, 오전 10시
4분에 말문을 연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4 형사부 이대경 주임판사는
송교수에 대한 검찰의 기소 이유중 죄가 되지 않는 부분부터
시작해, 10시57분 최종적으로 “송교수를 징역 7년형에 처한다”는
드라마의 절정의 말을 세계에 토해냈다. 

필자도 1981년에 독일에 유학을 와, 23년간 고국을 제대로 방문도
못한 채, 독일에서 이 재판과정을 지켜보았다. 들려오는 소리,
한국과 독일 그리고 세계 각국에서 보도되는 재판진행사항을
보았을 때, 송 교수 쪽에게 어느 정도 좋은 점수를 메겨왔던
재판부의 태도를 결론으로 보았을 때, 무죄야 아니겠지만,
국정원과 검찰측의 증거들이 너무 형편없이 만들어져
제출되어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참여의 시대’의 소위
‘민주적인’ 사법부라면, 진실을 분명히 만천하에 공개하고,
국민과 시민들이 납득할만한 재판결과를 발표하리라 기대했었다.
이중에서 전제조건은 “만일 국정원과 검찰측의 재판부에 대한
여러형태의 압력이 없다면…”이었다. 그런데! 


이런 의문은 필자만이 아니었다. 그동안 서울에서 재판을 쭉
관람했던 독일 남서독 기독교 선교회의 요르그 바루스 목사는
판결이 내려지던 날, 기록했던 글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다른 재판날에 느낄 수 없었던 어떤 긴장감이 방안에
가득했다....필자는 거의 모든 재판에 참석했었다. 이제까지
판사는 아주 단호하게 움직이는 인상을 받았다. 특히 법정에서
자기의 권위에 자의식을 갖고 있고, 이 권위를 아주 분명하게
관철시켜왔던 판사로 경험했다. 또 재판 중 항상 분명하게,
확실하게, 조용히 이야기 해왔다. 이런 모든 것이 오늘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판결의 이유를 제시하는 동안, 그는 방청석을
보기를 꺼려했다. 그리고 빨리, 분명하지 않게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몇몇 부분에서는 그를 쫓아가기가 힘들었다.”(요르그
바루스, ‘송두율교수 재판 판결날 보고’, 2004.3.30,
www.freesong.de 참조) 


작년 10월30일 독일에서 만들어진 “송두율교수 석방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유럽 대책위원회”는 그동안 송교수의 석방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었다. 독일의 거의
대부분의 민족민주단체가 속해있는 이 위원회의 실망은 무척
컸으리라 짐작해 마지않는다. 이들은 재판부의 판결에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이 대책위원회가 2004년4월7일자로 발표한 성명서를
보면 답을 얻을 수 있다. 

“우리 유럽대책위원회는 한 줌도 안되는 공안세력들이 송 교수를
겨냥해 중세식 마녀사냥을 하겠다고 길길이 날뛰어도, 그러나
사법부만은 정의와 진실의 편에서 공정하고, 합리적인 판결을 내릴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이미 사법부내에서 엄정중립과
내부민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수차례에 걸쳐 있었기에, 송
교수가 무죄석방되리라던 우리의 바람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3월30일 송 교수 사건 1심 선거공판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제24부(부장판사 이대경)는 송 교수에게 국가보안법
제3조 제1항 제2호 ‘반국가단체의 간부 기타 지도적 임무
종사죄’를 적용하여 징역 7년이라는 중형을 언도함으로써, 우리의
기대는 산산이 깨어지고 말았다.” 

“우리는 송교수가 ‚경계인으로 포장한 북한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서 저술활동을 통해 일방적으로 북한의 체제와
주체사상을 선전하고 찬양함으로써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고,
평화통일을 방해했으며, 그 허물에 대한 진지한 사과와 반성이
없기에 중형이 불가피하다’는 재판부의 양형이유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이번 판결은 역사의 변화와 발전, 그리고 국제적인 관계를
무시한 불합리하고, 반인권적인, 시대착오적인 판결로서, 우리는
공안검사들로 재판부가 새롭게 구성되었는지 착각할 지경이었다.
따라서 이는 명백히 사법부의 역사에 오점을 남길 잘못된 판결로서
국내외 여론의 지탄과 비난을 받아 마땅할 것이다.” 

“결국 재판부는 소신과 원칙없이 대충 피고와 원고 양쪽을
아우르겠다는 어설픈 절충주의와 엉성한 짜집기식 이중판결을 내린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절충과 타협이 사법부의 중립성이라고
착각하면서 수구성을 유감없이 드러낸 재판부의 진지한 자성을
강력히 촉구한다.” 

판결이 나던날 독일 베를린 팔라스트 회관에서는 위 대책위의
주도로 ‘송두율교수 사건 1심판결 토론회’가 열렸다. 이때
송교수의 둘째아들인 린씨가 보낸 편지가 낭독되었다. 

“지난 4개월간 재판과정에서 송교수의 무죄가 입증됐음에도
남한의 보수언론 및 사법부는 재판과정의 무죄입증을 인정하지
않았고, 계속적인 인권침해의 강도를 높여만 왔다. 이에 공정성,
평등, 진실 그리고 진정 통일을 준비하는 국가로서 국보법을
철폐하고 비탄스러운 한국역사의 장을 종결시키기 위해 투쟁해야만
한다.” 

세계적으로 인권을 옹호하고, 정치범 혹은 양심수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국제 엔지오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날(이하 ai)은
지난 4월1일 ‘고건 대통령대행에게 보내는 공개서한’(REF: TG
ASA25/2004.1)에서 한국의 행정부와 사법부에 대해 국제법에
근거한 논리적이고, 날카로운 비판을 가하고 있다. 

“나는 표현의 자유권을 비폭력적으로 사용한 시민에 대해
국가보안법이 다시 사용된 송교수 사건을 발견하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1993년부터 독일의 시민인 송교수(59세)는 자기의
신념을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행사했기 때문에, 나는 그를 양심수(a
prisoner of concience)로 간주한다. 

지금 그를 기소케한 한국법은 국제인권조항을 준수하는데
실패했다. 이 조항에는 모든 형법적 기소는 정확하고, 분명하게
규정해, 시민들이 무슨 행동이 금지되어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이 모호하게 명기된 조항은 표현의 자유를
행사하는 것을 범죄시하는데 자의적(arbitrary)으로 사용되어져
왔다.” 

우리가 앰네스티 인터네셔날의 논리전개를 주의깊게 보아야 하는
이유는 우리가 국제법이나 규약, 조약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사이에 우리는 어느새 그 국제법과 규약, 조약에 가입국이란 사실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국내에서는 이렇게 하고, 국외에서는
저렇게 해야 한단말인가? 그렇다면, 국제여론은 한국정부와
한국사람들을 어떻게 보겠는가? 대학에서 헌법개론이나 국제법을
교양과목으로 배운 사람들은 최소한 국제법은 국내법과 동일하거나
어떨때는 상위법임을 알고 있을 것이다. 

송 교수와 오랜 친구관계이고, 현재 이곳의 엔지오인 <코리아
협의회>의 회장으로 있는 라이너 베르닝씨가 이곳에 한 진보적인
주간지인 <후라이탁>에 4월2일자로 기고한 글을 보자. 신문사는
제목을 이렇게 뽑았다. ‘병적이고 억압적인 정치재판이 스캔달
판결로 종결’.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37년동안의 망명
뒤, 7년의 감옥행이라!” 

“이 판결로 한국의 사법부는 그들이 얼마나 냉전에 사로잡혀
있는지, 그리고 배움에 저항하는 국가정보원의 전략적으로 포진한
무대뒤 인간들과 얼마나 같은 행보를 하고 있는지 다시한번 잘
보여주었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송교수는 북한 노동당 정치국에서 23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북한의 지배이데올로기인 주체사상을 높이
추앙하는 커다란 대어가 그물망에 걸려들은 것이다. 이런 주장은
검찰이 지난 4개월간의 재판으로 입증하지 못한 주장들이다. 


“국가보안법에 따르면, 북한은 ‚적대적인 조직’에
불과하다.” 


“한편으로 국가보안법이 분단된 나라의 통일을 방해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북한과 한국의 정치와 경제의 수뇌들이 정기적으로 자주
또 만난다. 참 모순적인 태도이다.” 


송교수가 재직하고 있던 뮌스터대학 사회학연구소의 동료들은
재판이 있은 다음날인 지난 3월31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30여년
이상 송교수와 몸을 부대꼈던 이들의 반응은? 

“뮌스터대학 사회학연구소는 서울의 한 법원에 의해 우리의
동료인 송두율교수 에게 1심재판에서 징역 7년형을 내린 것에 대해
몰이해와 분노로 대응한다. 어제 판결의 기초는
‘국가보안법’으로, 이는 군사독재시절에 나온 것으로 국제적으로
법치국가의 기본원칙들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송교수의 스승인 류르겐 하버마스교수는
‘전혀 손색이 없는 한 학자를, 그리고 독일인인 그를 내부
정치권력싸움의 희생양으로 삼는 것’을 경고했었다. 하지만 바로
이 경고가 사실로 드러났다. 


스캔들을 일으킬 만한 판결은 서구의 이념공동체에 들어오려는
한국이란 나라에서 그리고 프랑크후르트 도서전시회의
특별초대국이 될 나라 한국이 도서출판과 다른 학문적 의견때문에
중죄의 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사회학연구소의 어떤 동료도 국제적으로 존경받는 한 학자가 단지
자기의 이론적 입장때문에 그의 60세 생애에, 7년간 자유를
빼앗겨야 한다는 사실을 전혀 예상치 못했다. 

이런 진행은 민주 한국에 전혀 맞지 않는다. 

송교수가 1993년부터 독일의 시민인데, 독일연방공화국은 이런
사태를 그냥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이주희 기자 leejoohi@hotmail.com 


[시민의신문] 송두율 사건, 21세기 최대 언론스캔들
[경향신문] 경계인을 투사로 내몰다 (2004.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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