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교수 사건’ 거꾸로 가는 검찰
서울지검 공안1부가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송두율 교수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징역 7년의 원심이 “너무 가볍다”는
검찰의 판단도 놀랍거니와 그렇게 판단한 이유를 보면 한층
충격적이다. 검찰은 1심 판결이 국가보안법의 ‘법리 오해’로
남북학술회의 부분를 무죄로 판단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송
교수가 “개전의 정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학술대회까지 국보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검찰의 행태는 우리
사회가 과연 민주주의 사회인가를 자문하게 한다. 새삼스럽지만
민주주의의 기초는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에 있다. 송 교수가
최후진술에서 국보법이 우리 사회에 ‘자기최면제의 기능’을 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경청할 대목이다. “이 법에 의해서 지켜질 수
있다고 믿는 자유민주주의가 바로 이 법에 의하여 무자비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모순조차 바로 보지 못하게 만든다”는 송 교수의
진술을 가장 새겨들어야 할 사람은 바로 서울지검 공안1부
검사들이다. 엊그제에도 공안 검찰은 대표적 청년운동 단체인
한국청년단체협의회 간부들에게 국보법을 적용해 실형을 구형했다.
하지만 국보법은 4월총선을 거친 17대 국회가 해결해야 할 대표적
악법으로 지목받고 있다. 따라서 참으로 ‘개전의 정’이 없는
것은, 송 교수가 아니라 공안 검찰이다.
최후진술에서 송 교수가 토로한 ‘의구심’도 새겨볼 대목이다.
그는 “국가보안법을 아직까지도 철폐시키지 못하고 있는 이
사회의 개혁적 역량에 대해서도 가끔 의구심을 갖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인권운동 단체들이 줄기차게 벌여온 국보법
철폐운동을 몰라서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직도 그
서슬이 시퍼렇게 살아있다는 사실이다. 송 교수에 대한 검찰의
집요한 ‘마녀사냥’은 한국사회의 현주소를 새삼 극명하게
깨우쳐주었다. 국회가 더는 ‘국보법 철폐’를 미룰 수 없도록
시민사회단체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