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교수 저서 독후감 공모전
  제목    [일인 시위 후기] 2심 재판관들을 보다!
  글쓴이 세이빙송 글쓴날 2004-07-16 10:19:51 조회 1864

[일인 시위 후기] 2심 재판관들을 보다! 
- 세이빙송(송두율 교수 추방 및 처벌에 반대하는 청년학생 모임)


나는 속으로 기도했다. ‘될 수 있으면’ 꼭 비가 오게
해주세요... 그렇다. 나는 일인 시위를 할 때 오히려 비가 왔으면
하고 바랬다. 왜냐하면 비가 오면 일인 시위의 ‘극적 효과’가
최대화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라. 우산을 들고 일인 시위를 하고
있는 사람을.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사람을... 보통 사람들은 이런 장면을 보면 그래도 평소보다는 더
많은 관심을 보일 터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내가 일인 시위를 하고 있는 동안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 사실 조금 오긴 했지만, 그래서 우산을 들고 있었긴
했지만 극적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이었다. 어제
밤까지도, 그리고 오늘 아침까지도 잘만 오던 비가 왜 안오는
것이냐, 어?... 그랬다. 나는 이렇게 ‘속도 없이’ 비가 오기를
바라고 있었다... ^^; 

얼마쯤 지났을까? 스님 한 분이 다가오셨다. 그 스님은 가만히
시위판과 나를 쳐다 보더니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송두율
교수님은 8월 15일날 나오게 될 겁니다. 이렇게 학생들이 열심히
하니 하늘이 그 정성에 감동해서 분명히 8월 15일날 나오게 될
겁니다.” 와우~ 이제까지 몇몇 사람들로부터 격려의 말을
들어왔건만, 이렇게 스님에게서 좋은 말을 들어보기는 처음이었다.
그래서 나는 가만히 목례를 하면서 감사의 표시를 했다. 그랬더니
스님도 합장을 하시면서 내게 인사를 해주셨다. 하하, 기분
좋았다. 

그리고 얼마가 지났을까? 나는 잠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런데,
이럴수가!! 글쎄, 현재 2심 공판을 맡고 있는 판사들이 지나가고
있는 게 아닌가?(정확히 12시 40분경) 모두 두 명이었는데 한 명은
공판을 할 때 가운데 앉아있는 부장판사(김용균?)였고, 또 한 명은
방청석에서 봤을 때 오른쪽에 앉아 있는 판사(이름 모름)였다.
와우~ 이게 왠 떡이냐? 나는 잽싸게 그 판사들을 향해 몸을
돌렸다. 그리고 정면으로 그 판사들을 바라봤다. 그랬더니
부장판사는 애써 눈길을 주지 않는 듯 했고 안경 쓰고 키가 큰 또
다른 판사는 두 번 정도 힐끗힐끗 시위판을 바라보았다. 와,
그때의 뿌듯함이란... 비록 그 판사들이 유심히 시위판을 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게 어디인가? 우리가 이렇게 일인 시위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를 알리지 않았는가? 나는 그런 생각에 이르게 되자
정말 날아갈 것만 같았다. (^^) 

그리고 시간은 어느덧 흘러 시위를 끝낼 때가 되었다. 나는 민변
사무실에 시위판을 맡기러 갔다. 그런데 민변 사무실 건물의 경비
아저씨가 말을 걸어오셨다. 손에 들고 있는 것이 무어냐고
여쭤오시는 것이었다. 나는 오냐 잘됐다 싶어서 간단히 일인
시위에 대해서 설명해드렸다. 그랬더니 하시는 말씀... “아이고,
학생 수고했어. 고생 많았어. 허허~” 와우~ 오늘은 왜 이렇게
좋은 반응들만 있는 것이냐? ^^ 민변 건물의 경비 아저씨까지 우리
편으로 포섭(?)했다는 생각에 너무나 뿌듯했다. 

비록(?) 비는 오진 않았지만 나름대로 뿌듯했던 일인 시위...
스님의 격려도 받고 2심 재판을 맡고 있는 판사들도 보고, 게다가
민변 건물의 경비 아저씨까지 포섭하고... 오늘의 일인 시위는
그야말로 대성공이었다.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야호~ (^^)/ 

04/0712



* 일인 시위 개요 
- 언제: 7월 5일(월) - 21일(수) 
- 어디서: 법원 후문(정문) 앞 
- 누가: 세이빙송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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