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만에 찾은 고향땅에, '4.3'을 맨 먼저 찾아 삼가 영령들의
명복을 빕니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송두율 교수는 3일
오후 제주에 도착, 4.3평화공원에서 방명록에 이같이 적었다.
송 교수가 제주방문 첫 소감으로 남긴 방명록은 남북분단과
제주4.3사건의 아픔,냉전종식 등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고향 제주를 떠나 아버지를 따라 광주로 간 것은 지난 51년이지만,
방학 때마다 제주를 찾았으니 마지막으로 제주를 떠난 64년 이후
40년만에 고향 땅을 밟은 셈이다.
송 교수는 부인 정정희 여사, 독일에서의 제자 김양현 전남대 교수
등과 함께 제주공항에 도착, 송 교수의 귀국과 귀향, 석방운동을
벌였던 제주지역 인사들로부터 꽃다발을 받은 뒤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물리친 채 4.3평화공원으로 향했다.
4.3평화공원에서 헌화.분향하고 위패봉안소 등을 둘러본 후에야 송
교수가 말문을 열었다.
송 교수는 "외로운 영혼을 따뜻이 보듬고 달래주는 고향을 드디어
찾았으니 감개무량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 교수는 4.3사건 당시 마을을 에워쌌던 돌담과 야간보초 등
제주시 도두동(도두리) 고향 마을에서 어린시절 겪었던 4.3에 대한
기억과 함께 지금도 유명한 도두동 용천수에서 멱감던 일 등을
되새겼다.
난생 처음 제주를 방문했다는 송 교수의 부인 정정희 여사도
"남편이 그토록 보고싶어 하던 제주의 '검푸른' 바다가 어디에
있느냐"며 "38년만에 아들을 데리고 귀국했는데, 아들이 가장 찾고
싶었던 제주도를 못보고 출국하게 된 것이 어머니로서
가슴아프다"며 시대의 아픔을 먼저 되새겼다.
송 교수의 가까운 친척들은 대부분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고 고향
도두동에는 6촌이 거주하고 있다고 송 교수는 말했다.
송 교수는 4.3평화공원에 이어 그토록 보고싶었던 제주의 바다와
고향마을 도두동을 방문한 후 귀국.석방 운동을 벌였던 제주지역
인사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가진 뒤 4일 오후 상경할 예정이다.
(제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