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교수 저서 독후감 공모전
  제목    [민중의소리] 국가보안법, 없애고 다시 만들기? (2004,9.10)
  글쓴이 폄 글쓴날 2004-09-11 02:19:43 조회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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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없애고 다시 만들기?

시민사회, 열린우리당의 형법개정안ㆍ대체입법안에 강하게 반발 

 

정웅재 기자  정웅재 기자에게 메일보내기  

"국가보안법의 암적인 요소를 형법에 보완한다는 것은 형법을 '국가보안법화'하는 것이다. 대체입법은 또 다른 '국가보안법'을 만드는 것이다."

"국가보안법 암적요소 형법에 보완하는 것은 형법을 '국가보안법화'하는 것"

열린우리당의 '형법 개정안'과 '파괴활동금지법안'에 대한 송호창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평가다.

그는 "국제사회에서 국가로 인정하고 있는 북한을 (우리와) 대등한 (국가)관계로 보지 않는 한,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로 보던 형법상 준적국으로 보던 차이가 없는 것"이라며, 여당의 형법 개정안은 "과거의 무력통일 기조를 용인하는 것으로 헌법의 평화통일 조항과도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우리 '헌법 4조'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라고 서술돼 있다.

국가보안법이 개폐논란에 휩싸였던 것은 2조 '반국가단체' 정의에 의해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는 것이 남북이 활발한 교류를 하고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시대에 역행하기 때문이란 것이었다. 또 7조 '찬양고무 등' 조항이 남용되며 헌법의 기본권인 사상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등 인권침해의 소지가 많았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도 파괴활동금지법안과 형법개정안 제안이유에서 이런 사실을 명백히 언급하고 있다.

"...그동안 남북 양국도 유엔 동시 가입과 경제적ㆍ인적 교류 확대 등을 통해 평화적 체제 구축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온 것이 사실임. 남북 관계는 북한과의 교류ㆍ협력이 곧 안보의 핵심이 되는 신데탕트 시대에 진입했음. 국가보안법의 존치는 지속적인 법 체계의 모순과 세계적ㆍ시대적 추세에 역행하는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음..."(파괴활동금지법안 제안이유)

"...국가보안법의 위헌적, 비민주적, 반통일적 요소를 해소하고 국제적 환경변화 및 시대적요구로 인해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여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가 팽배함..."(형법 개정안 제안이유)

그러나 파괴활동금지법안은 2조 (정의)에 "'적대적 국가 또는 단체'라 함은 대한민국의 존립 및 안전을 침해하는 활동을 하는 국가 또는 국가에 준하는 단체를 지칭한다", "'국가에 준하는 단체'라 함은 대한민국이 국가로 인정하고 있지 아니하나 사실상 국가체제를 구성하고 있는 통치집단이나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국가적 존재로서 활동하고 있는 집단을 말한다"라고 규정해, 사실상 북한을 적대적 국가 또는 단체로 규정하고 있다. 국가보안법 2조 반국가단체 정의 조항의 다른 이름인 것이다.

파괴활동금지법안은 이어 4조 (국가기밀 침해의 죄), 5조 (민주적 기본질서 파괴의 죄), 6조 (목적수행 등의 죄), 7조 (금품수수등)을 두어 '적대적 국가 또는 단체'를 위한 활동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형법개정안도 현행 형법 102조 (준적국) 조항에 "대한민국의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지휘통솔체계를 갖춘 단체는 적국으로 간주한다"라는 내용을 추가해 북한을 간접 지칭하고 있다. 형법을 개정해 북한을 준적국에 포함시킨 것이다. 현행 형법대로라면, 준적국은 "대한민국에 적대하는 외국 또는 외국인의 단체"에 한한다.

개정안은 또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지휘통솔체계를 갖춘 단체를 구성하거나 이에 가입한 자", "국헌을 문란하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위 단체나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선전ㆍ선동한 자"도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북을 적국 또는 준적국으로 규정하며 국보법 폐지 이유 무색케 해"
"폐지로 개혁의 명분 살리고, 언제든지 악용할 소지 남겨놓으려는 의도"

이에 대해 송호창 변호사는 "국가보안법의 가장 큰 문제였던 것이 북을 적으로 둬서 평화통일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었는데, 결국 북한을 적국 또는 준적국으로 규정하며,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하는 이유를 무색하게 만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북을 적으로 둔다는 것은 북과 관련한 모든 것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인데 그런면에서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성란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 사무총장은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조항 등이 결정적으로 시대를 가로막고 있어 없애야 한다는 것이 기본 목적이었는데, 형법 개정안과 대체입법 모두 이런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수준이하의 안"이라고 규탄했다.

김 사무총장은 "여당의 안 그대로 가면 자의적 해석이나 적용범위의 주관성, 정치상황의 변화에 따라 고무줄처럼 늘였다 줄였다 할 수 있는 국가보안법의 문제점이 그대로 남게 된다"라며 "전면폐지를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는 향후 여당의 형법개정안과 대체입법안을 놓고 구체적인 토론과정을 통해 현재의 형법만으로도 충분히 국가보안법을 대체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펼 계획이다.

홍승하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국가보안법이 화해와 통일시대의 걸림돌이기에 폐지하려고 하면서 또다시 북한을 적국으로 간주하는 법 조항을 형법에 삽입하려는 것은 열린우리당의 폐지 논의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의심스럽다"라며 "열린우리당은 국가보안법 폐지라는 그럴싸한 명분을 얻고 국가보안법의 악법조항을 다시 형법에 이식하려는 논의를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을 적국으로 간주해야 안보가 강화되고 그렇지 않으면 안보가 불가능한가?"라며 "체제의 차이를 인정하고 장단점을 수용, 극복하고 통일과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야 할 시대에 정권안보용 국가보안법을 그대로 형법에 옳겨놓으려는 것은 국가보안법 폐지로 '개혁'의 명분은 살리고 언제든지 악용할 소지는 남겨놓으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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