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교수 저서 독후감 공모전
  제목    [연합뉴스] 송두율 교수 기자회견 일문일답 (2003.9.19.)
  글쓴이 freesong 글쓴날 2003-11-23 21:04:50 조회 1950

연합뉴스 2003.9.19.

송두율 교수 기자회견 일문일답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재독 철학자 송두율(宋斗律. 뮌스터대) 교수는 19일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37년 만에 고향을 찾으면서'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귀국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송 교수는 기자들의 질문에 앞서 성명서를 낭독하던 중 "임종을 지켜보지 못한 아버님 묘소를 찾아 불효를 너그럽게 용서해달라고 빌고 싶다"는 대목에서 목이 메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다음은 이날 기자회견 일문일답 내용이다.

▲ 귀국 감회는?

= 기본적으로 학자로서 초청받은 행사에 참가 발표를 하고, 자연인으로서 고향과 부모님 묘소를 찾으려는 것이다. 나로선 37년, 아내는 38년 만의 귀향이며 아이들로선 태어난 후 처음 부모 나라 가는 것이다. 남북이 분단된 상황에서 내 귀국문제가 정치화되고 고향가는 길이 이토록 복잡한 일이 되어 만감이 교차하고 있으나 담담하게 대하려고 한다.

▲그동안 귀국이 매번 좌절됐다?

= 한국이 민주화된 이후에도 귀국을 미룬 것은 민족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나의

귀국으로 외교적 마찰이 빚어지고, 국제 지성사회에서 한국이 웃음거리가 되고, 민주화된 이후의 정부가 이로 인해 타격받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국정원은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인데?

= 폐지된 준법서약서 요구나 이번의 체포,조사 방침은 모두 나에게 남북한 가운데 하나를 택하라는 말이다. 나는 그럴 수 없다. 양쪽 다 안으려는 심정과 양쪽을

이해해 학자로서 민족에 기여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끝까지 한쪽을 버리라고 강요하는 상황이 되면 나로선 양쪽 모두 배제할 수 밖에 없다. 갈라진 반쪽만 취할 수 없다. 윤이상 선생께서 과거 마지막까지 이런 상황에서 고통받다가 돌아가셨다.

▲이번에 최종적으로 귀국을 결정한 배경은?

= 양쪽 다 안고 민족에 기여하는 것이 너무 고통스럽다. 여러 차례 민주정권이 들어섰는데도 계속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독일 대학교 10월 중순 개학하면 내년 방학 때 귀국해야 하는데 마찬가지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더이상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되며, 귀국문제를 양보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공안당국의 조사에 응할 것인가?

= 조사받을 잘못을 한 일이 없어 조사에 응하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나의 귀국을 위해 많은 분들이 많이 애쓰는 일을 알고 있고 독일 국적인 나의 신병 문제로 한국과 독일 간에 외교적 마찰이 빚어져 현 정부가 타격을 받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조금 양보를 해 품위와 명예가 지켜지는 선에서 조사가 아닌 `일정한 절차'에 응할 생각이었다. 한데 국정원이 막판에 현행범도 아닌 나에 대한 체포영장을 사전 발부받는 이해할 수 없는 강경행동을 하고 있다. 개인적 희생에도 불구하고 민주화와 남북 화해를 위해 일해온 사람들을 조건을 달아 귀국시키고 체포, 조사하겠다는 것은 받아들 수 없다.

▲조사에 응하지 않는다는 뜻인가?

= 원칙적으로 조건없는 귀국이어야 한다. 미리 상황을 가정해 양보의 구체적 기준을 밝히기는 어렵다. 법조인 출신인 주한 독일 대사 말로는 조사에도 여러 종류의 것이 있다고 들었다. 초청자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등 중간에서 협의를 해온 분들은 베를린에 수사관이 오거나 입국 시 공항이나 호텔에서 간단한 절차를 진행하는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당국의 답변이 없다가 국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독일 정부의 입장은?

= 미하엘 에른스트 안톤 가이어 주한 독일대사가 한 달 전 한국에 부임, 노무현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출할 때 내 문제를 거론했다. 독일 정부는 독일 국적자인 나의 신변안전을 보호하겠다고 했다. 신변 문제가 있을 경우 독일 정부가 자동개입하게 되는 것으로 안다. 베를린에 일시 체류 중인 가이어 대사는 19일 권영민 주독한국대사와 만나 독일 정부 입장을 밝혔다. 20일 한국으로 귀임하는 가이어 대사는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면서 문제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달라고 했다.

▲귀국 시 일정은?

= 장남으로서 임종을 못한 아버님과 조부모 묘소가 있는 경기도 광주 가톨릭 묘지에 가 성묘하고 불효를 빌고 싶다. 22-27일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심포지엄 주제발표와 도라산과 망월동 묘역 참배 등 공식 일정이 있다. 중간에 서울대에서의 강연 등이 있으며, 27일엔 광주 전남대에서 행사와 강연이 있다. 이후 이틀 정도 고향인 제주도 도두동에 다녀올 것이다. 이후 10월 2일 한국철학자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게 된다.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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