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교수 저서 독후감 공모전
  제목    감옥에서 부인께 보낸 2004년 새해 인사편지
  글쓴이 freesong 글쓴날 2004-01-23 21:30:45 조회 2007

사랑하는 당신,


갑신년 새해를 맞아 우리 가족 모두의 건강과 행운을 비는 절절한 나의 마음을 담은 첫 편지를 띄우오. 지금쯤 미국으로 떠나는 린이를 보내기 위해서 공항에 있을 것으로 생각되오. 여러 가지로 바쁜 중에 낯설고 물설은 이 땅에서 당신과 함께 아버지의 옥바라지를 하느라고 몸과 마음이 지쳤을 텐데 쉬지도 못하고 바쁜 미국생활로 연결되는 린이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무척 아프오.

그러나 당신이 지성을 다해 키운 준, 린이는 세계 어디에 내 놓아도 자랑스러운 지성과 예지를 지녔기에 부모의 뜻을 고스란히 이 땅에 전한 것으로 확신하고 있소. 지난번 특별면회 왔던 바인호프 영사도 어떻게 아는지, 송 교수님은 특출한 아들들을 둔 행운을 지녔다고 이야기하더군요. 좌우간 그러한 자식들이 “Wir sind stolz auf Dich"(우리는 당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라는 말을 나에게 할 때 지금 내가 겪고 있는 고통도 잊게 되오. 이 모든 행운이 당신으로부터 시작했다는 것에 대해서 당신에게 특별한 감사를 새해인사로서 보내오.

그래서 옥바라지 하느라고 고생하는 당신의 건강이 무엇보다 귀중한 선물이락 생각되니 항상 건강에 유의하기를 특별히 부탁하오.

내가 이 곳을 나가게 되면 함께 서산(당진) - 광주 - 제주 - 동해안 - 강릉을 들르는 여행을 하고 싶소. 서산(당진)은 당신의 고향이고, 광주는 소년기의 나의 추억이 깃든 곳이고, 제주는 나의 고향이고, 아름다운 동해안을 따라 강릉 (이 곳에는 어머님이 어느 곳엔가 묻히셨을 땅이니)을 거쳐보고 싶은 뜻은 어떻게 보면 하이네의 운명과도 비슷한 나의 운명을 기록할 추억들을 다시 확인하고 싶어서 그렇소. 하이네가 파리에서 13년간의 망명생활 끝에 고향 뒤쎌돌프를 시작, 포어폼머른(Vorpommern), 베를린 등 조국을 기행하고 다시 쫓겨나 파리에 묻히기 전에 남긴 [겨울동화](Wintermaerchen)가 생각나서 그렇소. 어떤 형식으로든 나와 우리의 압축된 체험을 기록으로 남길 구상을 하고 있소.

증인으로 다시 올 라이너 때문에 피곤할 수도 있으니 독일어나 영어가 통하는 주위 사람들에게 안내를 부탁해 보오. 설날이라고 구치소에서도 떡국이 나왔군요. 좌우간 건강과 행운이 우리 가정에 깃들기를 기원하며 새해를 맞아 첫 번째로 쓰는 편지를 이만 그치오. 준이게도 아빠의 인사를 별도로 전해주오.



2004. 새해를 맞아


구치소에서 남편으로부터


 

추신) 김진균 선생님의 주소를 몰라 그 분께 보내는 새해인사를 동봉하니 대신 전달해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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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서 권오헌(양심수후원회회장)님께 보낸 편지(2004.1.15.):"<어둠의 자식>은 빛을 두려워한다"
송두율교수가 리영희 교수님께 보낸 편지(2004년 새해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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