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교수 저서 독후감 공모전
  제목    밖에 계시는 분들께 보내는 송두율교수의 편지
  글쓴이 freesong 글쓴날 2004-02-08 21:41:57 조회 1690

밖에 계시는 여러분들께,
작년 10월 21일에 수감되었으니 이곳 생활도 벌써 100일을 넘겼습니다. 여러분들의 뜨거운 성원과 지지에 힘입어 다행히 큰 탈 없이 이곳 생활을 잘 견디어 왔습니다.


이 곳에 들어오기 전 겨우 한달 정도 밖의 공기를 마실 수 있었습니다. <국정원>과 검찰조사로 심신이 극도로 지친 상태였고 <거대신문>의 <여론재판>으로 너무나 충격을 받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곳에서는 오히려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수감되자마자 저의 이곳 생활을 뒷바라지하느라고 저의 처와 두 아들이 번갈아 가면서 독일과 미국을 왔다갔다해야만 했습니다. 모든 것이 낯 설을 수밖에 없는 이 땅에서 당한 그들의 고통이 얼마나 컸다는 것을 충분히 상상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이러한 저의 가족생활을 하나부터 끝까지 성심 성의껏 돌보아주신 여러 친지 분들이 계셨기에 저도 이곳 수감생활을 그래도 가볍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매일 전국각지로부터 저에게 보내주신 위로와 격려의 마음을 담은 편지와 전자편지도 빼어놓을 수 없는 위안을 저에게 주었습니다. 보내신 분들의 직업도 정말 다양했습니다. 이곳에 들어와 제가 처음 받은 편지는 광주에서 보낸 박영란(들레)님의 것이었습니다. 「새는 앉는 곳마다 깃을 남긴다(김동기지음)」등 3권의 책과 함께였습니다. 그런데 주소가 없어 감사의 마음을 담은 답장을 해가 넘도록 보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일일이 답장 드리지 못한 분들께 소식을 전해드려야겠다는 마음으로 오늘 펜을 들었습니다.


이곳 생활이 비록 단조롭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도 다 할 수 있지는 못합니다. 한평 공간이 짓누르는 심리적 압박도 있지만 공판준비로 이것저것 신경 쓸 일도 많기 때문입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는 말처럼 이제 2월 10일의 공판 그리고 선고일(아직 한두 주 후)로서 저에 대한 일심재판은 끝날 것 같습니다. 저도 2월 10일을 위한 <최후진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온 국민과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이번 재판에서 재판부가 어떠한 현명한 판단을 내릴지 저도 궁금하게 생각합니다.


초기 불교의 경전 <맛지마 니까야 - Majjhima Nikaya>에는 "이것이야말로 진리이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라고 결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봉사들이 줄을 선 것 같다라고 비유하면서, 앞선 봉사도, 가운데선 봉사도, 뒤에선 봉사도 다 똑 같다고 했습니다. <국정원>, <검찰> 그리고 <거대언론>은 바로 <국가보안법>이 국가안보를 위한 <진리>라고 아직도 열 올리고 주장하는 그러한 봉사 세 사람과 같습니다. 이 세 사람의 봉사 뒤에 눈뜬 사람이 있어야 되겠는데 이 사람이 바로 <재판부>이기를 기대해봅니다만...
여러분들도 저와 같은 기대를 하시고 계실 줄 믿습니다. 그러한 기대가 현실로 나타나 그동안 정말 보고 싶었던 여러분들을 저 푸르고 푸른 하늘 아래서 얼싸안고 싶습니다.
바로 그 날까지 조금만 더 참읍시다. "Ende Gut, Alles Gut"(끝이 좋으면 모든 것이 좋다)라는 독일말을 생각하며...


2004년 2월 1일 서울구치소에서
송두율 배상


1. 이도영 : 02-16 - 송 교수님, 이런 독일 격언이 어렴풋이 기억납니다. 25년전 제주도 모슬포에서 학생들에게 독일어를 가르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기억이니 어렴풋합니다만... Zu lacht lazt, lacht am besten (최후에 웃는 것이 가장 잘 웃는 것이다. = 최후에 웃는 자가 가장 잘 웃는 자이다). [말이 맞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독일어를 써 본 일이 그후에 별로 없으니까요] 2월 24일 1심 결심공판이 곧 있다고 전해듣고 있습니다. 세계의 시선이 온통 집중되고 있는 '마녀사냥'에 대한 '세기의 재판'입니다. 그리고 한반도에서는 <국가보안법>이라는 '망령'과의 마지막 싸움이라고도 볼 수가 있는 꼭 짚고 넘어가야할 판이기도 합니다. 송 교수님이 이제 그 '십자가'를 지셨으니 저 '골고다'의 언덕 끝까지 견디어 낼 것으로 믿어마지 않습니다. 온갖 회유와 협박과 공갈과 고문이 난무하더라도 소신을 굽히지 않을 것으로 또한 믿습니다. 부디 건안하시고 건투를 빌어마지 않습니다. _________ 참, 얼마전 린이가 뉴욕에 있다고 해서 만나보려고 전화를 했었는데, 지금 막 케네디 공항에서 서울로 떠나고 있다고 하더군요. 다음 번에는 꼭 만나서 그때 우리가 먹었던 점심을 같이 먹도록 하겠습니다. 이역만리 뉴욕에서 도영 드림 (x)
2. 김건석 : 06-04 - "열길 물 속은 알수 있어도 한치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비호발언에도 불구하고 검사가 구속영장청구하고 판사가 유죄선고한 데는 그만한 이유와 증거가 충분하기 때문일 것,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감옥살이한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 독일시민권자 송두율 박사에 대한 지나친 환상을 갖고 사법부의 재판을 비난하거나 거부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시민답지 못한 태도입니다. 미국에서 남한을 위해 일하다 감옥살이한 로버트김(김채곤)에 대해서는 과연 얼마나 걱정했고 무슨 지원활동을 했는지 반성해야 합니다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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