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교수 저서 독후감 공모전
  제목    송년에 보내온 편지
  글쓴이 송두율대책위 글쓴날 2004-12-11 18:39:19 조회 2017

송년을 맞아 멀리서 우선 뜨거운 인사를 드립니다.

작년 이맘때를 돌이켜 보니 착잡해지는 마음 이루 다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오늘 한자리를 했을 여러분들의 얼굴을 한 분 한 분 그려봅니다. 7월 21일 오후 구치소문을 뒤로하고 오랜만에 맛본 자유의 그 짜릿함을 조용히 여러분들과 함께 할 시간도 없이 독일에 돌아 온 지도 벌써 넉 달이 넘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넉 달이 참 길게만 느껴집니다. 대개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고들 이야기하는데 왜 그럴까하고 자문해 봅니다. 하나는 강박과 부자유의 시간이 너무 강인하게 인각(印刻)되어 지금 저의 일상생활이 "약한" 자극 속에서 이루어지기에 생기는 주관적인 느낌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년간의 공백을 메우는 이 곳의 크고 작은 일은 사실 우리들을 무척이나 바쁘게 만들고 있습니다.

저는 10월말부터 강의를 시작했고 아내는 11월초부터 다시 근무하는 것으로 과거의 일상생활로 돌아갔습니다. 강의시작과 더불어 10월 마지막 주는 뮌스터 대학의 <송-주간(宋週刊 Die Song-Woche)의 행사, TV와 라디오방송 그리고 지역신문들과의 인터뷰로 꽉 채워졌습니다. 아내도 자리를 같이 했습니다. 다시 과거처럼 논문도 쓰고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는 글을 우리말로 쓰는 작업을 시작했으나 생각처럼 진전이 없군요.

국내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고 열심히 인터넷에도 들어가 봅니다만 상당히 답답합니다.
가당치도 않은 논리와 우격다짐으로 역사의 흐름을 가로막는 수구세력의 모습에서 흡사 사마귀가 달려오는 수레에 덤벼드는 당랑지부(螳螂之斧)의 처량한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렇다면 개혁으로 향하는 국민의 열망을 받아 안았던 집권당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옆에서 직접 경험하는 여러분들의 답답함은 우리들의 그 것과 별차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보내는 이 해 안에 그래도 이 답답함의 고리를 끊게 된다면 정말 의미 있는 한 해를 우리는 마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국보법>의 폐지와 함께 개혁입법 그리고 민중의 생존권을 지킬 수 있는 기본틀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금년 안으로 선명하게 들어 나야 합니다.

보고 싶은 여러분,
37년만의 귀향에 얽힌 쓰라린 시간이 우리들의 가슴을 어둡게 만들었지만 그래도 그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보다 인간적인 사회를 위해 애 쓰는 여러분들의 모습에서 우리들은 늘 용기를 얻었습니다. 머나먼 독일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가 있으면 여러분들을 기억하며 또 용기를 얻을 것입니다. 정말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뒤로하고 새로운 한해를 다짐하는 송년의 자리에 우리들도 마음으로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시고 부디 즐겁고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준(儁)이와 린(麟)이도 오늘 저녁에 있을 만남의 소식을 전해듣고 모든 분들에게 따뜻한 안부인사를 대신 전하여 달라고 합니다.

Gluecklliches Neujahr 2005!

2004년 12월 11일 베를린에서 송두율/정정희 드림


이름     비밀번호  
덧말

[송두율 칼럼] 통일공간, 한반도의 꿈 (서울신문 2005.1.5.)
김혜정님께 보내는 송두율교수님 편지
  목록 수정하기 답글쓰기 지우기 글쓰기
 
| '송두율교수 석방과 사상-양심의 자유를 위한 대책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