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사법부의 시계는 냉전의 시대에서 멈추어 있는가!
- 송두율 교수 7년 선고를 규탄한다! - 




1. 30일, 법원은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 교수에 대해 "북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활동한 사실", "김일성 부자의 사상을
대한민국 사회에 전파"시킴으로써 "남북 평화통일에 악영향을 끼친
데 대해 중형 선고가 필요"하다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여 징역 7년이라는 중형을 선고하였다. 
재판부는 이 과정에서 탈북자 황장엽과 김경필 전 독일주재 북
이익대표부 서기관이 작성했다는 이른바`대북보고문'에 대한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한편, 사과와 반성의 뜻이 없다는 것을
중형선고의 이유로 들었다. 

2. 우리는 재판부가 유죄판결의 근거로 내세운 증거 및 주장들을
보며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송두율 교수가 당시 다른 해외인사들과 마찬가지로 노동당에
입당한 것은 사실관계로 확인된 바 있지만 그가 '정치국
후보위원으로서 지도적 역할'을 수행했는지는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전혀 없다. 
재판부가 증거로 내세우는 내용들은 그 어떤 것도 증거로서의
가치가 없는 것으로, 무엇보다도 객관적 사실자료로 뒷받침 되지
않는 황장엽의 일방적 주장을 사실로 인정한 것은 법리적
기본요건조차도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특히 황장엽이 그동안 북에
대한 악의적 발언만을 일삼아왔다는 것을 감안하여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지적한다. 
또한 공안기관이 제출한 이른바 '대북보고문'이란 것도 과연
김경필 서기관이 작성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증명할 길이 없는
내용이다. 
이처럼 사실여부조차 확인할 수 없는 주장들을 토대로 하여
'정치국 후보위원이라는 지도적 역할'을 수행했다고 주장하는
사법부의 태도는 국가보안법이라는 냉전의 잣대를 적용하기위해
무리하게 끼워 맞춘 전형적인 예로 될 것이다. 

3. 더욱 용납할 수 없는 것은 사법부가 송두율 교수의 저작활동에
대해 '통일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한 점이다. 
통일의 한 주체인 북을 말살시켜야 할 '적'으로 규정한
국가보안법을 들먹이면서 '통일에 악영향'을 운운한다는 것은
한편의 코미디라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통일의 주체를
화해할 수 없고 공존할 수 없는 적으로 규정해 놓고 그 무슨
통일을 운운한단 말인가! 
수십여년 전 군사독재 시설의 냉전논리로 철저히 무장한 채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는 시대의 변화에를 가로막으려는 이런 자들이
사법부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에 우리는 비통함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4. 통일을 위한 기본 전제는 상대에 대한 존중과 이해이며, 이는
7.4 남북공동성명에서도, 91년 남북기본합의서에서도 2000년
6.15공동선언에서도 거듭 확인되어 왔던 기본 전제이다. 
북측의 사상을 소개한 것에 대해 국가보안법을 적용했던
냉전독재시대의 행태는 과거 암울했던 우리 사회의 단면일 뿐
고수되거나 지켜져야할 절대적 기준으로는 결코 될 수 없다. 
북을 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국가보안법 또한 하루빨리 폐지되어야
할 시대의 퇴물일 뿐이다. 

5. 이번 사건은 진작에 폐지되었어야 할 국가보안법이 그
존재만으로 얼마나 추악한 대결논리, 사상검열, 마녀사냥을 만들어
내는지 여실히 증명해주고 있다. 
냉전체제의 몰락을 어떻게든 막아보려는 몸부림은 스스로의 자정과
반성을 통해 개선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며, 국민들의 거듭된
심판과 요구를 통해서만 강제될 수 있을 것이다. 
남북의 화해, 단합, 통일을 지향하는 민족의 이름으로
국가보안법을 반드시 철폐시키자!
냉전수구세력의 버팀목 국가보안법을 반드시 철폐시켜 정치사상의
자유, 민주적 권리, 남북의 단합을 실현하자!!

송두율 교수를 무죄석방하라! 
국가보안법을 즉각 폐지하라!!



2004년 3월 30일
6.15남북공동선언실현과 한반도평화를위한 통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