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교수사건 2심 공판 개최에 즈음한 우리의 견해

1심 법정이 인권 존중과 남북한 화해-협력이라는 시대적 요청을 존중하고, 증거주의와 이성적 판단에 근거한 판결을 내릴 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리고 해외에서 한국민주화와 남북한의  화해-협력을 위해 노력해온 송두율 교수에게 7년 징역형을 선고한 것은 법원을 냉전의 최후보루이자 수구보수의 아성으로 추락시킨 참으로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이는 수구언론을 제외한 국내의 많은 언론들과 세계의 유수한 언론들이 1심 판결을 한국에게 냉전적 인권후진국라는 오명을 안겨준 시대착오적인 판결로 비난하고 있는 데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러나 이런 수치스러운 일은 이제 더 이상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 법원은 우리 국민이 수구보수세력이 저질은 폭거를 촛불시위와 투표 등을 통해 준엄하게 심판함으로써 한국민주주의를 비약적으로 전진시킨 사태의 의미를 깨달아야 한다. 법원은 이제 국민 다수가 왜 국가보안법의 개폐를 지지하고 있는가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법원 역시 이제 몽매에서 벗어나야 하며, 자신을 야만의 덫에 걸려들 게 만든, 낡은 모든 것들을 청산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

앞으로 진행될 송두율교수사건의 2심 공판과정은 법원이 과연 자기 탈바꿈과 재탄생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를 판별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공판과정을 예리하게 주시할 것이며, 법정 심판에 대한 역사적-국민적 심판의 파수꾼이 될 것을 다짐한다.

우리는 법원이 국민의 존경을 받는 이성과 정의의 법원으로 거듭나기를 진심으로 원한다. 법원이 이러한 우리의 기대를 더 이상 저버리지 말 것을 우리는 진심으로 고대하는 바이다.

 

2004. 5. 18.

송두율교수 석방과 학문-사상의 자유를 위한 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