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 제3차 공판을
앞둔 우리의 견해 

 


 


이 시점에 이르러
송두율교수에게 7년 징역형을 내린 1심 판결이 증거주의라는
근대적 사법판결의 원리를 무시하고, 학문-사상의 자유를 유린한
최악의 판결이었음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증인으로서의
자격을 지니지 못한 황장엽의 말을, 그것도 자신이 직접 들은 것이
아니라 타인으로부터 전해 들었다는 증언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것
등은 송교수사건을 방청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독일인권변호사
슐츠씨의 말을 빌릴 필요도 없이 희대의 스캔들로 평가받을 만
하다. 나아가 송교수가 저술활동을 통해 북한을 위한 주도적
임무를 수행했다고 판결한 것은 국보법 관련 판결 사상
학문-사상의 자유를 가장 심대하게 침해한 사례로서 꼽힐 만
하다. 



 


이 기회에 우리는
2심재판부에게 객관적으로 인정할만한 증거 없이 혐의만으로
유죄를 인정한 1신재판부의 우를 더 이상 범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 또한 우리는 학문적 저술활동에 대한 평가는 오직
학문의 법정에서 다뤄야 할 문제이지 사법적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게다가 우리는 ‘내재적 이해에
기초한 내재적 비판’을 추구하는 송두율교수의 내재적 접근법이란
‘차이의 인정에 기초한 상호이해’를 추구하는 ‘탈근대적
학문연구’의 기본적인 연구방법론에 속한다는 점을, 나아가
남북한의 화해-협력을 추구하는 평화지향적 통일운동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연구방법론이자 남한에 처음으로 ‘북한학다운
북한학’이 탄생할 수 있는 결정적 계기를 마련해 준
연구방법론으로서 의의를 지님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국보법의 개폐를
지지하는 국민적 요구가 증대하고 있다. 또한 북한을 더 이상
‘반국가단체’가 아니라 ‘국가적 실체’로 인정하는 기초 위에서
남북한의 화해-협력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 시대적  대세로
정착하고 있다. 우리는 2심 재판부가 구시대적 논리에 더 이상
얽매이지 않고 미래지향적인 판결에 임함으로써 이런 시대적
흐름에 동참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이다.  

 


 


2004. 6.
16. 


송두율교수 석방과
사상-양심의 자유를 위한 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