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 교수에 대한 조사와 처벌 기도를 중단하고 국가보안법을
철폐하라!
- 수구냉전세력의 '기획모략'을 규탄한다
냉전의 유물, 과거의 망령이 어떻게 되살아나는가를 보면서 아직도
이 땅에
양심의 자유와 정치 사상의 자유가 존재하는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정원과
검찰은 송두율 교수가 '노동당'에 가입했다는 것을 근거로 이미 그
존재의미가
사라져가고 있는 국가보안법을 들이대며 '기소' '추방'을 들먹이고
있다.
보수언론과 극우세력이 연일 송두율 교수의 '친북 행적'을
문제삼아 그를 '거물
간첩'으로 몰아세우는 행위를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보수세력의
무차별적인 마녀
사냥과 색깔 공세 속에서 노무현 정부는 '사실 조사'와 '실정법
위반에 대해서는
처벌'이라는 명분으로, 구시대 유물이자 한국사회 진보운동의
성장을 가로막고
탄압해온 국가보안법을 무기로 남북분단 현실에서 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한 한
사람에 대해 죄를 물으려 하고 있다. '개혁'과 '참여'를 외치고
있는 노무현
정권아래서도 국가보안법은 한총련 대의원이라는 이름만으로도
20대 젊은
학생들을 감옥의 담장 안에 가두는 도구가 되고 있는 상황이
오늘의 현실이고
보면, 송두율 교수에 대한 마녀사냥 역시 악몽이 아닌 이 정권의
현실인 것이다.
우리는 송두율 교수의 입국과 그 논란을 보면서 과연 누구에게
죄를 물어야 할지
보다 분명히 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송두율 교수가
노동당원이거나 정치국
후보위원이라는 '진실 확인'에 있지 않다. 노동당원이던 정치국
후보위원이던,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공개적으로 이 땅을 밟은 사람에게 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진정으로 죄를 물어야 하는 것은 30여 년이나 자기가
태어난 땅을 밟지
못하게 하고, 끝내 밟은 고국 땅에서 한 지식인을 시대착오적인
야만적 행위 앞에
맞닥뜨리게 만든 국가보안법에 있다. 또한 그것을 무기로,
준법서약이라는
이름으로 학문적·정치사상적 자유와 양심의 자유를 억압하고
유린하는 자들에게
그 죄를 물어야 한다. '건국이래 최고의 간첩사건', '대한민국의
국체를 뒤흔드는
친북세력의 발호' 운운하면서 망언과 망동을 일삼고 있는
자들이야말로 이 사회를
비이성적이고 시대착오적인 분위기로 물들게 하는 범죄자들인
것이다.
또한, 고향 땅이 그리워 찾아 온 송두율 교수의 입국이 문제인가,
송두율 교수의
입국을 계기로 획책하고 있는 이들의 '기획모략'이 문제인가
분명히 따져봐야 할
때이다. 송두율 교수의 북에서의 행적에 대한 '사실 여부'를
둘러싼 공방의
뒷면에는 민주화운동과 진보운동의 성장을 가로막고 탄압의 무기로
작동해온
국가보안법의 '생명'을 연장하고, 부여잡고 싶은 의도가
존재한다는 것은 누가
보아도 명백한 사실이다. 아울러 이를 근거로 송두율 교수에 대한
기소, 나아가
추방을 거론한다는 것은 수구보수세력의 야만적인 행위에 동조하는
행위임이
분명하다. 이 과정에서 노무현 정권 또한 국가보안법 폐지에
앞장서는 것이
아니라 '엄정한 수사'와 '명백한 진실규명'을 내세우며 오히려
국가보안법을
존속시키는데 무게를 싣고 있다는 것이 보다 분명해 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노무현 정권에 이제껏 보여왔던 우유부단하고
기회주의적인 태도를
벗고 이제라도 국가보안법 철폐와 송두율 교수의 안전보장을 위해
앞장설 것을
촉구한다. 동시에 우리는 송두율 교수에 대한 어떠한 처벌에도
반대하며,
수구보수세력의 기획모략을 차단시키고, 이 모든 야만적 행위의
근간이 되고 있는
국가보안법의 즉각적인 철폐를 위해 투쟁해 나갈 것이다.
2003. 10. 10
노동자의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