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폐지하고 송두율교수 무죄석방하라!!

우리 인권단체들은 21일 송두율교수 항소심에 대한 선고공판을
앞두고 재판부에 송두율교수를 무죄석방할 것을 촉구한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까지 벌여왔던 국가보안법 폐지운동을 더한층 힘차게
벌일 것을 선언한다.

한 학자의 학문세계에 대해 법적으로 단죄하고자 열린 이번 재판은
아마도 세기의 시대착오적인 재판으로 기록될 것이다.
인권운동진영은 시민적·정치적 권리를 확립하고자 오랫동안
노력해왔다. 특히 학문과 사상의 자유는 개인의 가장 기본적인
인권이며,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원칙이다. 해외에서도 학자의
학문세계에 대해 재판하는 송두율교수의 재판과정에 대해 마치
중세의 종교재판을 방불케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송두율교수의
저술이 친북적인지 아닌지, 순수한지 아닌지에 대해 따지고 있는
현재의 재판은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이다.

검찰은 송두율교수가 '개전의 정'이 없어 중형을 구형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송두율교수의 태도가 괘씸하다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결국 '개전의 정'이 없어 중형에 처해 마땅하다는
이 대목은 국가보안법이 사법당국의 자의적인 잣대로 얼마든지
판단할 수 있는 죄형법정주의가 적용되지 않는 반인권 법률임을
증명하고 있다.

우리는 인권의 이름으로 송두율교수 무죄석방을 촉구한다.
항소심에서도 송두율교수에 대해 구형된 15년이라는 중형은 우리
사회의 인권과 민주주의가 얼마나 허약한 토대위에 서 있는지를
다시 한번 깨우쳐 주고 있다. 또한 송두율교수를 향한 보수언론과
수구세력의 공격은 남북협력, 탈냉전의 시대에도 온존하고 있는
거대한 반민주의 실체를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남북교류와
협력도, 민주와 인권의 가치도 국가보안법 앞에서는 도무지 맥을
쓰지 못한다. 이런 암울한 상황에서 송두율교수에 대한 무죄선고는
사법부가 늦게나마 '인권의 보루'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고
우리 사회의 인권상황을 획기적으로 진전시킬 것이다.

우리는 또한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강력히 주장한다. 인권과
민주주의의 시대에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송두율교수사건뿐 아니라 전 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민주개혁의
요구는 수구질서와 수구이념을 청산하고 해체하는 것이며, 수구의
핵심고리는 국가보안법이다. 더 이상 국가보안법이 용납되지 않는
시대상황속에 보수세력마저 국가보안법 개정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국가보안법 역사 55년동안 10여차례나 있어왔던 국가보안법
개정속에 국가보안법의 본질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보안법 개정은 폭압과 독재, 냉전을 끝장내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국가보안법은 개정이 아니라 폐지되어야 한다고
천명한다. 
국가보안법은 "자유민주주의가 바로 국가보안법에 의해 훼손되고
있다는 모순조차 바로 보지 못하게 하며",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지 못하도록 가로막는다." 우리 인권단체들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다시금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투쟁에 모든 노력을
경주하여 17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야 말
것이다.

2004년 7월 16일

광주인권운동센터, 다산인권센터, 대항지구화행동, 문화연대,
불교인권위원회, 새사회연대, 서울지역 대학원총학생회 협의회,
아시아평화인권연대, 안산노동인권센터, 에이즈 인권모임 나누리+,
원불교인권위원회,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전태일기념사업회,
진보네트워크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청주정의평화위원회,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범국민위원회 (18개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