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 교수의 석방을 환영한다

오늘 있었던 송두율 교수에 대한 판결 공판에서,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혐의를 인정하기에 미흡하다”며
이번 사건의 중심 쟁점이었던 정치국 후보위원이라는 혐의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우리는 검찰의 기소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여 유죄로 인정하던
지금까지의 관행에서 탈피하여, 증거를 중심으로 사건을 판단한
이번 판결을 매우 환영한다. 또한 국가보안법의 적용이 공안기관에
의해 자의적으로 될 수 있다 하여 지금보다 더욱 엄격해야 함을
지적한 것 역시 환영한다.

하지만 국가보안법의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나기에는 아직 부족한
판결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재판부는, 북한이 적화통일을
바라고 있어 국가보안법이 여전히 그 규범성을 갖추고 있다고
전제하고 있는데, 이것은 냉전적 사고에 불과하며 국가보안법의
존재 이유가 될 수 없다.
또한 이번 판결에서 보여준 증거 중심주의 역시 사법부의 전반적
변화가 아닌 한시적인 것이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다. 같은 사건으로
여러 사람이 구속되었다 하더라도 판사에 따라 각기 다른 형량이
구형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고, 동일한 성격을 가진 사건이라도
판결이 매우 달랐기 때문에 이러한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는 국가보안법이 더 이상 우리 사회와 맞지 않으며
인권을 침해한다는, 더욱 전향적인 사고를 해 주기를 사법부에
바란다. 또한 이번의 판결 태도를 다른 재판부 역시 계속 유지해
줄 것을 촉구한다.

‘건국 이래 최대 간첩’이라던 송두율 교수의 주요 혐의가
무죄라는 이번 판결은 지금까지의 국가보안법 재판에서 증거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공안기관의 논리에 무조건적으로
동의했음을 역으로 증명한다. 뿐만 아니라 공안기관의 자의적인
수사와 해석이 여전하여 국민의 인권을 언제라도 침해할 수 있음을
정확히 보여준다. 앞으로 법적용을 엄격히 한다하여 국가보안법에
따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며, 언제라도 그러한 태도는 다시
행해질 수 있다. 
따라서 진정한 해결책은 국가보안법의 폐지 밖에는 없다. 

송두율 교수의 석방을 다시한번 환영하며, 국가보안법에 의한
공포에서 벗어나는 그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염원한다.

2004년 7월 22일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건국대학교 학생 모임 “시놉티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