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시대착오적인 마녀사냥을 규탄한다!

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을 간첩으로 내몰고
북한노동당원에 가입한 적이 있는 여당 국회의원들이 더 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은 시대착오적인 매카시선풍으로 죽어가는
국가보안법을 되살리려는 반역사적 행위이다. 

이철우 의원이 조선노동당에 입당하였다는 주장은 199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안기부가 무리하게 수사발표에 끼어 넣었다가
재판과정에서 사실로 인정받지 못한 대목이다. 그런데도 이 사건의
수사책임자였던 정형근이 중앙위원회 의장으로 있는 한나라당은 당
지도부까지 나서서 이철우 의원이 조선노동당에 입당하였고,
과거에도 간첩이었을 뿐 아니라, 지금도 간첩으로 암약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한나라당은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발의한
161명의 의원 중에 몇 명의 노동당원이 더 포함돼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마녀사냥을 전면화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교수 일동은 한나라당에게 묻고 싶다. 그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안기부에 끌려가 온갖 종류의 고문으로 간첩
아닌 간첩으로 내몰려 왔는가를, 얼마나 많은 공안사건들의 증거가
조작되어 왔는가를 정녕 모른단 말인가? 이 땅을 수많은 사람들의
피로 물들이게 만든 과거의 그런  행위를 조금이라도
반성하기는커녕 적반하장 격으로 조작된 간첩을 다시 간첩이라고
우기고 나온단 말인가? 당신네들은 공동체 성원들의 피를 빨아
먹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흡혈귀란 말인가? 그렇다. 우리 교수
일동은 그런 행위를 계속하는 한 당신네들을 민주와 인권의 피를
빨아먹어 공동체를 빈사상태로 내모는 흡혈귀라고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한나라당은 새로운 국회 프락치 사건을 만들어 자신들의 기득권을
보장해온 국가보안법체제를 유지시키려 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화와 인권존중 및 남북한의 화해-협력이 더 이상 거슬릴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된 오늘날 한나라당의 그런 노력은 자신들의
몰락을 재촉하는 행위가 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역사는 한번은
비극으로, 한번은 희극으로 두 번 되풀이된다. 국가보안법이
발생한 직후인 1949년의 국회프락치 사건은 반민특위의 해산과
백범 김구 선생의 암살로 이어지며 친일잔재 청산의 실패라는
비극을 낳았다. 그러나 우리는 확신한다. 2004년 말의 신판
국회프락치 사건 조작 기도는 분명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나아가
국가보안법과 색깔론에 기대어 생명을 부지해온
친일세력-군사독재세력의 후예인 한나라당을 사라지게 만들
것이라고.

아울러 우리 교수 일동은 한나라당과 조중동 등 수구세력의 눈치를
보며 국가보안법 폐지를 비롯한 개혁입법의 처리를 소홀히 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의 맹성도 촉구한다. 국민들은 국가보안법의 연내
처리 유보라는 한심한 작태를 일삼다가 동료의원을 대상으로 한
신판 국회프락치 사건이 터지자 눈물이나 짜는 모습을 보이라고
열린우리당에 과반의석을 몰아준 것이 아니다. 국가보안법을
폐지시킬 결의와 자신이 없다면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차라리
지금이라도 당장 의원직을 사퇴하라.  역사 앞에 부끄럼이 없도록
국가보안법 폐지에 당당하게 나서고, 모든 조작된 공안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데에 앞장설 것을  촉구해 마지않는다.   

2004년 12월 13일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과), 강내희 (중앙대 영문학과), 강정구
(동국대 사회학과), 김동춘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김상일
(한신대 철학과), 김세균 (서울대 정치학과), 김수행 (서울대
경제학부), 김영호 (인하대 철학과), 김애영 (한신대 신학과),
김인걸 (서울대 국사학과), 노정선 (연세대 사회윤리과), 도지호
(김천대 회화과), 박거용 (삼명대 영문학과), 박병섭 (상지대
법학과), 박상환 (성균관대 철학과), 박호성 (서강대 정외과),
반성완 (한양대 독문과), 백좌흠 (경상대 법학과), 서관모 (충북대
사회학과), 신정완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안병욱 (가톨릭대
국사학과), 양재혁 (성균관대 철학과), 유초하 (충북대 철학과),
이남주 (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이창호 (경상대 법학과), 이채언
(전남대 경제학과), 이화영 (서일대 중국어과), 장상환 (경상대
경제학과), 정성진 (경상대 경제학과), 장시기 (동국대 영문학과),
정진상 (경상대 사회학과), 정해구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조영건
(경남대 경제학과), 주경복 (건국대 불문학과), 차명제 (성공회대
NGO대학원), 최갑수 (서울대 서양사학과), 한홍구 (성공회대
교양학부), 홍성태 (상지대 교양학부), 황보윤식(인하대 사학과),
황상익 (서울대 의사학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