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서강대학교 대학원,학부 총학생회입장
<송두율교수 구속수사에 대한 서강대학교 대학원․학부
총학생회의 입장>
냉전의 산물 국가보안법 철폐하고
송두율교수 즉각 석방하라!
21세기 한국사회의 민주화는 허구인가. 37년 동안 머나먼
타국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남은 생을 분단된 조국에서 학문연구와 평화통일을 위해
헌신하고자 자진
귀국한 재독학자 송두율. 그를 대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의 모습은
어떠한가. 입국 전부터 연일 매스컴의 첫머리를 장식하던 그에
대한 무성한
소문과 반공의 ‘결단’은 구속 후 자취를 감추었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한국사회의 냉전체제를 문제삼고자하며, 송두율교수와 관련한
학문후속세대인
우리의 입장을 표명하고자한다.
송두율교수를 둘러싸고 진행되는 행태를 보고 있노라면 대체
자유민주주의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이 든다. 검찰은 현재도 진행중인
한국대학교총학생회연합(한총련)에 대한 탄압의 방식과 유사하게
송두율교수의
여러 학문저술들의 친북이적성 여부를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비단
학문활동에
전념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도 실소를 금치
못할 이해하기
어려운 수사방향이다.
지난 이장희교수와 최장집교수의 ‘사상검증’ 사건에서도 볼 수
있는 것처럼
학문과 사상의 자유를 심각하게 손상하는 검찰과 언론의
수구냉전의식에 우리는
21세기 한국의 민주주의를 논함에 있어 자괴감에 빠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개탄한다. 학문과 사상의 자유 그리고 양심의 자유는
자유민주주의를
구성하는 핵심 원리의 하나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따라서 이러한
핵심 원리를
수사 대상으로 삼는 검찰과 언론의 모습은 자유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들고
대학민국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임이 분명하다. 검찰과 언론의
사고방식에
눈감는다면 한국사회의 민주주의 논의는 반쪽짜리 요식행위에
불과할 것이다.
학문적 업적에 대한 평가는 일차적으로 학계에 있으며 이를 통해서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지혜를 획득하는 국민들에게 있는 것이지, 검찰과
같은 정부기관이
결코 아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송두율교수를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의
가입, 특수탈출 및
회합통신 혐의로 구속한 검찰과 이를 추동한 수구냉전세력. 이들은
전향의 반성이
없으며 증거인멸과 도주우려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송두율교수를
사회와
차단시킨 채 고립된 공간에 가둠으로써 자신들의 입지를 세우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준법서약제도가 폐지된 상황에서 계속적으로 양심의 자유의
포기를
강요하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을 아직도 자신들의 업으로 삼고 있는
자들의
반인권적인 작태일 뿐이다. 도주우려가 있다면 왜 자진해서 귀국을
했겠는가.
검찰의 조치는 이미 일말의 정당성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확인된다.
송두율교수는 이미 국민의 정서에 맞추어 기자회견과 성명서를
통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노동당 탈당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현실에
적응하고자
노력한 대가는 매카시가 판을 치는 냉전의 대한민국 자체를 한
인간에게 가한
‘마녕사냥’이다. 여기서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를 통제하는
국가보안법이 인간의
가치를 재단하는 한국사회의 현실을 여과 없이 그대로 보여준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통일, 민주주의 그리고 인권이라는 미래지향적 담론이 풍성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현재의 한국사회를 냉철하게 주시하면서 송두율교수 사건을
냉전세력의
최후의 반동이라고 규정한다. 현재 진행중인 사건의 진실을 한반도
평화와 통일
그리고 실질적 민주주의의 구조적 제약인 한반도 냉전을 해체하는
긴 호흡 속에서
접근할 것이다. 그리고 냉전체제를 유지하는 구시대 유물인
국가보안법 철폐의
관점에 서 사회진보와 양심을 위해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과 연대해
싸울 것이다.
하기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1. 반공주의의 피해자 송두율 교수의 처벌 및 추방을 반대한다.
2. 구시대 냉전의 산물, 반인권 반통일 악법 국가보안법을
철폐하라.
3. 냉전체제를 종식하고 평화와 통일의 한반도 미래를 준비하라.
2003. 11. 3
제17대 서강대학교 대학원 총학생회
제33대 서강대학교 학부 총학생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