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일 한국을 방문한 독일 한국협회 회장 Rainer Werning 박사가 독일의 사회각계인사들 920명이 서명한 '송두율교수 사건 담당 재판부에 드리는 탄원서'를 지참해 왔습니다. 이 탄원서는 송두율 변호인을 통해 재판부에 제출될 예정입니다.
탄원서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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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율 교수 사건관련 제1심 재판부에 드리는 탄원서(28.11.03)

수신 : 137-070  서울특별시 서초구 우면로 100 (서초3동 1701-1)                                    서울 지방법원 형사24부                          이대경 판사 귀하 발신 :  송두율 교수 석방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유럽 대책위원회           발신일 : 2003년 11월 28일 내용 :  송두율 교수 사건관련 제1심 재판부에 드리는 탄원서 첨부 :  송두율 교수 사건 담당 재판부께 보내는 920인의 서명부 송두율 교수 사건관련 제1심 재판부에 드리는 탄원서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희들은 그동안 독일에서 송두율 교수 사건의 진행과정을 우려속에서 지켜보면서, 수사기관과 일부 언론이 벌이는 부당한 여론재판에 대해 호소하고 항의해 왔습니다. 그리고 송두율 교수의 구속 이후에는 이의 부당함에 대해 지적하면서 송두율 교수의 석방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이제 송두율 교수가 법정에 서게 됨에 따라 저희들은 대한민국의 사법부에 이러한 저희들의 바램을 다시 한번 피력하는 동시에, 사법부의 현명하고도 이성적인 판결을 바라는 마음에서 이렇게 탄원서를 올립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꾸준한 민주화의 노력에 힘입어 이제 한국사회는 국제적으로도 과거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민주적인 사회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는 적극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터져나온 송두율 교수 사건은 독일사회에서도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37년만에야 조국을 방문할 수 있었던 한 학자에 대한 하루 15시간에 걸친 비인권적 상황에서의 조사과정은 물론이고 객관적인 물증이 없는 상태에서 구속 기소로까지 이어진 것에 대해 저희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번 사건은 국제적으로 한국사회의 인권수준에 대해 재평가하도록 만들고 있으며, 나아가 한국사회가 그동안 공들여 쌓아온 민주적인 사회로서의 이미지에도 심각한 손상을 입히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한국사회가 민주적인 사회로 인정받기까지는 너무나도 장구한 세월이 걸렸습니다. 저희는 재판부의 현명한 판결에 힘입어 그동안 힘겹게 구축해 온 한국사회의 국제적 이미지가 손상됨이 없이 더욱더 발전되어 나가기를 희망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검찰은 송두율 교수의 정치국 후보위원 선임을 입증할 객관적인 물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참회수준의 반성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를 구속했습니다. 이로 인해 저희는 검찰이 송두율 교수를 상대로 그동안 허위자백과 전향을 강제해 왔다는 의심을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 더불어 북한사회를 학문적으로 연구하면서 남북학자간에 화해와 의사소통을 위한 대화의 창구를 마련하고자 하던 송두율 교수의 모든 학문 및 저술활동 마저도 이적성이 담긴 행위로 매도해 버렸습니다. 북한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려는 학문적 노력이, 그리고 남한과 북한간의 화해를 위한 민간차원에서의 노력들이 이적성이 담긴 행위로 해석되어 국가보안법이라는 이름아래 법적인 처벌하에 놓여진다면,  이것은 학문과 사상 및 양심의 자유라는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권리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 사회가 얼마나 민주적인가하는 척도는 그 사회에서 누구나 자신의 양심과 사상에 따라 행동할 수 있어야 하며 양심과 사상에 따라 행동한 일에 대해 그 사회가 얼마나 관용과 이해로 대처할 수 있는가하는 점이라고 저희는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독일 통일의 예가 보여주듯이, 분단국가의 당사자들이 화해와 협력의 노력을 쌓아나가는 것이야말로 평화통일을 이루어 나가는 길임이 분명합니다. 독일에서 학자로 활동해 온 송두율 교수는 남과 북이 서로 이해하고 화해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송두율 교수가 경계인으로서 그동안 평생을 바쳐 쌓아 온 학문세계는 비단 분단을 경험한 독일에서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6.15 공동선언 이후 남북화해의 시대가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남북화해를 위한 그의 노력과 헌신을 이미 수십년 동안 국제적으로 끊임없이 비판을 받아온 국가보안법으로 처벌하려는 것은 한국사회가 화해와 발전의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고 오히려 증오와 대립의 과거로 후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난 반 세기 동안 국가보안법은 이미 너무나도 많은 희생자를 산출해 왔습니다. 이제 더이상 국가보안법의 이름으로 새로운 희생자를 만들어 내서는 안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희들은 한 사회가 한 인간에게 정치적인 이유로 37년간이나 망명을 강요했다면, 그 사회는 이미 그에게 너무나도 가혹한 대우를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마당에서 그를 실정법의 잣대로 또한번 처벌한다면 그것은 한국사회가 이해와 관용이 아니라 증오와 대립으로 가득찬 사회라는 것을 전세계에 드러내는 일이 될 것입니다. 남북한의 화해와 공존에 기반한 평화적 통일의 길을 지향해 온 송두율 교수의 노력은 실정법의 잣대만으로 평가되어서는 안 됩니다. 분단을 극복하고자 남북한 사이에 대화의 광장을 마련해 온 그에게 이해와 관용으로써 즉각 자유를 허용할 것을 호소합니다. 저희들은 대한민국의 사법부가 민주주의의 올바른 원칙을 견지해 나갈 수 있는 마지막 보루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군부독재의 암흑속에서도 민주주의의 원칙을 충실히 지켜 온 사법부의 여러가지 판례는 한국사회의 민주적 발전에 커다란 기여를 해 왔다고 저희는 생각합니다. 이번의 송두율 교수 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판결은 한국사회가 얼마나 더 민주적일 수 있는가 그리고 나아가 남북한의 화해가 얼마나 더 진전될 수 있는가를 국제적으로 드러내 보여주는 하나의 역사적 계기가 될 것입니다.   2003년 11월 28일 사법부에 존경을 표하며 ?송두율 교수 석방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유럽 대책위원회“를 대표하여 라이너 베르닝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Dr. Reiner  Werning)                                    (싸인) 첨부 :  송두율 교수 사건 담당 재판부께 보내는 920인의 서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