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회포럼 참석자들의 탄원서>

                 한국계 독일인 송두율 교수의 자유를 위한 탄원서

 

존경하는 재판장님께

  제4차 세계사회포럼 참가자들인 우리는 재판장님께서 송두율 교수 사건을 1945년 이후 55년간의 한반도 분단으로 인한 어두운 그림자를 더 짙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 그림자를 걷어낼 수 있는 기회로  간주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모두는 2000년에 열린 남북정상회담을 기쁜 마음으로 바라보았으며, 냉전의 긴장 대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새로이 형성된 정치환경을 반영하여 제도적, 법률적 변화가 생기기를 기대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저명한 한국계 독일 학자인 송두율씨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되는 것을 지켜보게 되어 매우 슬픕니다. 국가보안법은 오랜 기간 국민의 권리를 억압하기 위해 이용되어왔으며,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지도 3년 반이 된 2004년 1월 현재에도 여전히 남한에서 이데올로기적 판단의 핵심 근거(reference)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이 법은 남한과 북한의 영구 분단과 긴장을 전제로 한 법입니다.

 우리는 재판장님께 송두율씨를 석방하여 그로 하여금 대한민국에서 학자로서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를 탄원합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학자로 살기 위하여 북한 노동당에서 탈당하겠으며 독일 국적을 포기하겠다고 이야기합니다. 우리 모두는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이 27년간의 군사독재 끝에 최종적으로 민주화된 사회로서, 남한의 민주화와 한반도의 통일을 지향하는 과거 활동으로 인해 37년간 고향에 돌아올 수 없었던 사람에게 관용을 베풀 수 있는 역량을 지구촌 이웃들에게 보여줄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지구촌 이웃들의 서명을 모아 송두율 교수의 자유를 위한 탄원서를 제출하는 바입니다.    

 

2004..1.

 

송두율교수의 석방을 바라는 세계사회포럼 참석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