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청와대나 정치권은 검찰 독립이나 수사 불간섭의 원칙을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 엊그제 노대통령이 송광수 검찰총장을 질책하면서 총장 임기문제를 거론하자 즉각 송총장에게 그만두라는 것 아니냐는 억측이 흘러나왔다. 국가 최고지도자가 검찰 독립의 상징처럼 돼있는 총장 임기문제를 꺼낸 데 따른 당연한 반응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검찰에도 할 말이 많다. 수사권 독립이 이뤄진다고 검찰이 그 권한을 남용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검찰은 개혁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는데 이는 바른 자세가 아니다. 언론개혁이나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것을 두고 언론자유를 위축시킨다며 의혹설을 부추기는 수구 언론의 행태와 뭐가 다른가.

검찰은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조직 이익 옹호에만 사용하지 않았는지 자성해야 한다. 또 피의자 인권은 안중에도 없이 그 위에 군림하려 든다는 국민들의 불만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다. 송두율 교수나 촛불시위 관련자 처벌문제에서 드러난 것처럼, 시대는 변했는데도 여전히 검찰은 냉전시대의 낡은 틀 안에 갇혀 있다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검찰 문민화나 검찰개혁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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